학교의 모든 교사는 최소 1년에 한번이상 전문적인 보건교육에 참여해야 하지만, 실제로 시행하는 학교는 54.8%에 그쳤다. 또한 학생의 보건(건강)교육은 연간 17시간이상 시행돼야 하지만, 단 25%의 학교만이 이를 실천하고 있었다.
서울의대 건강사회정책연구실(실장 윤영호 교수)은 학교의 학생 건강관리 활동과 학생 개인의 건강상태를 함께 측정하는 '학교건강지수' 개발을 위해 전국 10개시군구 소재의 총 30개 중고등학교 보건 담당자 및 재학 중인 2,569명의 학생(면접조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는 이달 2일 '학교 건강지수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됐다.
면접 조사에 따르면, 논란이 되어 왔던 고등학교의 체육수업에 대한 권장시간(주당 3시간)을 충족한 학교는 25.8%에 불과했고, 학생의 건강 계획을 마련해놨더라도 실제 세부적인 영역을 들여다보면 시행이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학부모나 학생의 요구를 반영하는 학교는 겨우 절반을 넘는 51.6%에 머물렀다. 또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율 및 인지율은 다수 항목에서 학교보건 담당자의 자가평가 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윤영호 서울의대 건강사회정책연구실장은 "이번 조사는 학교가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습관 및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하에 학생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건강 등 4개 영역에 걸친 건강상태와 함께 각 학교의 보건담당자가 학생의 건강관리 계획과 실행을 자가 평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학교건강지수의 영역별 질문구성은 총 5개(구조조직, 수요현황조사 및 계획수립, 건강예방과 증진프로그램, 학교안전보건, 평가 및 피드백)와 하위지표 18개이다. 조사 결과 학교건강지수의 구조조직, 수요현황조사, 건강 예방 및 증진 프로그램, 모니터링 및 피드백 등을 잘 갖췄을수록 학생들의 건강상태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건강지수의 학교 건강철학, 정책, 소통, 평가 시스템 및 모니터링이 불량한 경우 학생들의 결석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학교건강지수가 학생들의 건강과 결석율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교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건강관리위원회 구성과 활성화가 요구되는데, 이를 시행하는 학교는 16.1%에 불과했고 연간 회의 횟수는 1~2회에 그쳤다. 나아가 다른 학교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학교 역시 32.3%에 머물렀다. 고등학교 체육수업 권장 시수(주당 150분)를 채우는 학교는 25.8%에 불과했다. 체육수업을 다른 수업(다른 교과 및 자습)으로 대체하는 것을 규제하는 규정이 없는 학교가 대부분(58.1%)이었으며, 교과의 체육수업 역시 온전히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신체활동에 대한 교육(세미나, 워크샵, 강좌 등)을 제공하는 학교도 45.2%에 불과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신체활동을 충분히 격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 차원에서 보건교육의 실시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모든 교사들이 전문적인 보건교육에 최소 1년에 한번 이상 참여하도록 권장하지만, 실제로 시행하는 학교는 54.8%였다. 학생 대상의 보건교육(연간 17시간 이상)을 실천하는 학교는 단 25%에 그쳤다.
식습관이나 영양의 측면에서 학교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도 다수 나타났다. 급식 메뉴선정에 학생을 참여시키는 학교(48.4%) 및 불량식품 소비를 줄이기 위해 불량식품 금지 포스터를 게재하는 학교(41.9%)의 비율은 모두 절반 이하였다. 시설관리 측면에서 자동제세동기(AED)가 구비되지 않은 학교가 무려 63.3%에 달해 안전의식을 고취시킬 필요성을 보였다.
여러 건강의 영역을 가로질러 이러한 인식차이는 크게 두드러졌다. 우선 신체적 건강의 영역에서 학생 스스로 신체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체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교가 스포츠 클럽이나 방과 후 학교 등을 제공한다고 인식하는 학생은 32.6%로, 90.3%에 가까운 학교가 '예'라고 응답한 결과와 대조를 보였다. 정신적 건강의 영역에서 학생들이 이용 가능한 기관 및 서비스를 학교가 게시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학생 역시 58.8%에 머물러 학교가 충분한 정보 제공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사회적, 영적 건강의 영역에서 대부분의 학교(96.7%)에서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교육한다고 응답했지만, 절반을 선회하는 50.9%의 학생만이 그러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교 만큼이나 학생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가정에서 학부모의 효과적인 양육 전략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였는지 묻는 항목에서 역시 다수의 학교(80%)는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의 학생(46.9%)만이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
윤영호 교수는 "학교건강지수를 개발하고, 조사를 시행함으로써 학생 및 학교와 교육청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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