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들고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미생물 발효를 이용해 포장재의 원료가 되는 '폴리에스테르'를 만들 뿐 아니라 PET 분해 능력을 갖고 있는 효소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두 연구결과는 각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일, 26일자에 게재됐다.
페트병 생산의 원료인 폴리에스테르는 원유로부터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제작 과정이 친환경적이지 않다. 연구진은 컴퓨터 기반으로 세포의 각종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 대사공학기법'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생화학 반응들을 컴퓨터로 모사 가능한 가상세포를 이용하여 결과를 예측하는 기법을 활용했다"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대사조절을 함으로써 고효율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김경진 경북대 교수팀과 함께 기존에 알려진 효소보다 월등한 PET 분해능력을 가지는 효소의 구조를 밝히고, 이 효소의 우수한 PET 분해 원인 규명 및 PET 분해 활성이 증가된 변이 효소 개발까지 성공했다. PET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자연 분해가 어려워 소각, 매립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여러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연구진은 "기존의 미생물 기반 PET 분해는 시간·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PET를 고효율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신규 효소가 기존 알려진 효소 대비 높은 PET 분해능을 가지는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이상엽 교수는 "미생물로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기존 화학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을 다시 미생물로 분해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으므로, 친환경 화학산업으로의 재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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