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세계 최초의 연안형 LNG 생산설비의 조감도. [사진 제공 = 현대중공업] |
적자수주라도 해 도크를 채워야 하는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꺾이면 또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손실을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캐나다 스틸헤드LNG로부터 세계 최초의 연안형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ASLNG) 2기의 선체부분에 대한 기본설계·건조 일감을 따냈다. 계약 규모는 5억달러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ASLNG는 연근해상에 정박한 상태에서 육상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은 가스를 액화해 LNG를 생산하고 운반선에 넣을 수 있는 장비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할 ASLNG는 길이 240m, 폭 60m의 규모로 자체 중량만 7만4000t에 이른다. 최대 28만㎥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이 장비는 오는 2024년부터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 서부 연안의 키스파 프로젝트에 투입돼 매년 600만t의 LNG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북해나 호주 연안에 설치될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부실로 한국 조선업계가 휘청거렸던 지난 2015년 이후에도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설계·프로젝트관리(PM) 인력을 줄이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설계 인력은 약 1100명으로 국내 경쟁사들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0년 이후 북해 지역에 설치되기 위해 발주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23개 중 10개를 수주해 4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북해는 추운 날씨로 인해 해상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환경 보호 규제도 있어 해양플랜트를 만들기 가장 어려운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서아프리카와 호주 지역에 현지 작업장을 갖고 있는 것도 삼성중공업의 강점이다. 현지에서 공정의 일부를 수행하도록 하는 일부 국가들의 규제에 대응할 수 있어서다.
최근 국제유가 추이도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의 회복 조짐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6달러를 기록했다. 3년만에 최고치다. 브렌트유 가격도 7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석유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가격이 적정 가격보다 더 오른 '오버슈팅'의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시한 연장과 중동지역 정전 불안 등에 더해 달러화 약세까지 겹치며 국제유가가 올랐지만, 셰일오일 공급이 늘어나면 유가가 다시 하락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셰일오일 증산에 힘입어 올해 미국의 일평균 석유 생산량이 1000만배럴을 넘어서며 세계 1위 산유국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를 잘 지어놓고 인도하지 못해 손실을 볼 수 있다. 실제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은 국제유가가 급락한 뒤 발주처가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다 만들어놓은 물건을 가져가지 않아서 발생한 측면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시추설비)를 아직도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조선업계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았고, 이에 더해 발주처도 비용 최적화를 추진해 전과 같은 대규모 손실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최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해양플랜트 건조 비용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져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어야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