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득명 대표 [사진제공 = 오토플러스] |
김득명(51) 오토플러스 대표는 다음 달부터 공식 판매하는 국산 인증 중고차 '리본카(RebornCar)'를 명품 중고차라 부른다.
인증 중고차는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을 갖추고 보증 서비스도 제공받는 상품이다. 상품명인 리본카는 다시 태어난 자동차라는 뜻이다. 새 차 버금가는 고품질 중고차를 팔겠다는 자신감의 표시다.
"소비자에게 중고차를 왜 사냐고 물으면 싸니까 산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중고차를 왜 사지 않느냐고 물으면 품질을 믿지 못해서라고 답합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잘 모를 뿐 신차보다 저렴하고 품질은 신차에 버금가는 명품 중고차도 많습니다. 리본카는 전문적 지식이나 시간이 부족한 소비자를 대신해 발품을 팔아 명품 중고차를 공급합니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중고차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현대캐피탈과 함께 국내 최초로 국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오토플러스 진출 전까지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 브랜드의 전유물이었다. 2003년 크라이슬러가 처음 도입한 뒤 10년 넘게 BMW, 벤츠, 렉서스 등 수입차 브랜드만 인증 중고차를 취급했기 때문이다.
3년 간 현대캐피탈 소유 중고차를 판매하던 오토플러스는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다음 달부터 리본카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들어간다. 그는 중고차 사업이 단순히 돈이 되기 때문에 무턱대고 진출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토플러스는 자동차 판매, 유지·보수, 처분까지 소비자의 모든 카라이프를 책임지고 지원하는 자동차 전문 컨설턴트 그룹입니다. 현대캐피탈과 제휴를 맺고 자동차 금융, 리스 차량 물류, 순회정비 서비스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경험은 수입차 브랜드보다 더 나은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양분입니다"
김 대표는 리본카를 도입하기 전 국내 최초로 중고차 품질인증시스템 전문센터도 설립했다. 인천 청라지구에 대지면적 1만7071㎡, 연면적 9512㎡ 규모로 건립된 ATC(Autoplus Trust Center) 센터다.
이곳에는 오토플러스가 할부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확보한 리스 반납차량과 리스 기간이 끝난 차량이 매월 400~500대 정도 들어온다.
오토플러스는 이 중 출고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 미만인 무사고 차량을 골라 편의성, 기능성, 주행성, 안정성 4개 영역 233개 항목에 대한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를 통과한 차만 리본카로 판매된다.
일반적으로 수입차 브랜드들이 5년 10만km 이내 무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70~180여개 항목을 검사하는 것과 비교하면 더 꼼꼼하게 차를 평가하는 셈이다. 흠집 제거, 실내 크리닝, 광택, 덴트 등으로 상품 가치를 높이는 상품화 작업도 진행한다. 와이퍼, 엔진오일, 에어컨 필터는 새 제품으로 교환하고 안전운행에 문제가 있는 타이어도 교체한다.
![]() |
↑ ATC센터 [사진제공 = 오토플러스] |
"중고차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품질에 대한 불신입니다. 중고차 연간 거래건수는 300만건, 연간 거래대수는 200만대 이상으로 신차 판매대수보다 많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중고차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 불안감을 없애려면 꼼꼼하게 차 상태를 평가하고 품질을 인증해주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는 오토플러스가 지난 17년간 쌓아왔던 순회 정비 노하우도 리본카에 결합했다. 오토플러스는 지난 2001년 자동차 정비기술 분야에서 한국 최초로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매년 리스차량을 대상으로 9만건이 넘는 순회정비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중고차를 팔고 난 뒤에는 구매자와 연락을 끊는 딜러가 많습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데다,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할 능력도 의지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오토플러스는 순회 정비 노하우를 살려 6개월 1만km 품질보증은 물론 6개월 동안 리본카 구매자를 직접 방문해 차 상태를 점검하는 고객 안심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리본카 물량은 할부금융사 오토리스 상품을 통해 공급된다. 리스 반납차량이나 리스 기간이 끝난 차량이다. 오토플러스는 현재 할부금융사와 제휴을 맺어 월 평균 400대 이상의 물량을 확보해둔 상태다.
김 대표는 올 상반기 안으로 리본카를 온라인으로도 판매할 계획이다. 소비자는 보증금 없이 72시간 동안 차량을 타본 뒤 구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만 가입하고 3일 동안 시승해본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탁송료 부담 없이 반납하면 된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지 표현이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지원 차량도 대회가 끝난 뒤 리본카로 나온다고 귀뜸했다. "현대·기아차가 평창올림픽에 지원한 2500여대의 차량을 매입 선물 계약을 통해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차량 평가를 거쳐 수출하거나 리본카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그는 리본카가 사기 판매와 바가지 상술로 얼룩진 중고차 유통 문화를 투명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중고차는 '중고'라는 원죄 때문에 문제가 많은 낡은 차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차 문제가 아니라 '정보 비대칭'을 악용,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을 속여 판매한 행위 때문에 '중고차=문제차'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리본카를 통해 소비자 불신이 줄어들면 시장 전체 파이도 커져 기존 중고차 종사자들과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
↑ [사진제공 = 오토플러스] |
김득명 대표는 자동차 분야에서는 '숨어있던 고수'로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대우 북미본부에서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의 미국 수출을 담당했고 대우자동차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북미 수출 기획 및 현지 딜러 개발 운영을 맡았다.
대우는 '수입차 사관학교'로 불린다. 이곳 출신들이 90년대 말부터 수입차 브랜드로 자리를 옮겨 수입차시장 성장에 기여했고, 현재도 수입차 브랜드 곳곳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서다.
그는 1999년 7월 한국 재계 서열 2위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퇴진하고 그룹이 해체된 대우사태 때 대우자동차를 떠나 2000년에 오토플러스에 합류했다. 오토플러스는 한국 최초로 자동차 정비 기술 분야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회사다.
그는 같은 해 오토플러스 대표로 취임한 뒤 사업 분야를 넓혔다. 차량 등록 및 물류
지난해에는 수입차 판매까지 영역을 넓혔다. 폭스바겐 딜러인 클라세 오토와 지프·크라이슬러·피아트 딜러인 프리마 모터스를 인수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