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63)이 수행원도 없이 수수한 차림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라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선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오후 샤를드골공항 제2터미널 게이트 앞에서 매경 기자가 목격한 신 회장은 수행 비서도 없이 어깨에 매는 검은 여행가방과 검은 서류가방을 들고 걸어가는 평범한 출장객이었다. 감색 자켓과 바지 등 수수한 복장에 짙은 보라색 머플러를 두른 모습이어서 재계 5위 그룹의 총수라고 여길만한 차림새는 결코 아니었다. 특히 신 회장이 오른쪽 어깨에 맨 가방은 롯데처럼 평창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노스페이스에서 제작한 숄더백으로 평창 로고가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신 회장은 인사하며 기자라고 소개하자 처음에는 다소 당황한듯 했으나 이내 반갑게 응대했다. 신 회장은 “평창올림픽을 홍보하러 왔다”며 “파리는 2년 만에 방문했는데 지난 20일 도착해 하루 쉬고 베르사유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가는길”이라고 답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22일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최된 ‘프랑스 국제 비즈니스 회담‘에 참석했다. 프랑스 정부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에두아르 필리프 국무총리를 포함한 프랑스 정부 관계자와 공공 부문 의사결정자들이 자리했고, 프랑스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비롯해 페이스북과 코카콜라,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다국적 기업 총수와 CEO들이 대거 초청됐다. 이들은 프랑스의 경제 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한편, 상호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다음달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이 화제에 오르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짧은 일정이었지만 마크롱 대통령도 처음 만나고 올림픽 홍보도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기자가 평창올림픽이 잘 알려진 것 같냐고 묻자 그는 “많이 알려진 것 같았고, 분위기도 좋았다. 프랑스에서 한때 북한 이슈로 평창올림픽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선수단이 참가 안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기업인들과의 교류도 있었냐는 질문에는 “다농 등 우리와 교류가 있는 기업들과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답했다. 그는 “내일 아침(24일) 도착하는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24일 오후에 잠실에서 평창 홍보하는 행사가 있어서 (귀국후) 바로 참석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가끔 어눌하거나 말을 고를 때가 있었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편안하게 말했다.
신 회장은 동계올림픽 핵심 종목인 대한스키협회 회장을 2014년부터 맡고 있고 롯데그룹은 2016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 위원회와 공식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한스키협회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롯데 영업장을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와 로고로 장식하고 홍보부스와 기념품 판매처를 열고 있다.
신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집행위원회 회의에도 1박4일 일정으로 참석해 올림픽 준비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멕시코 칸툰에서 FIS 집행위원에 선출됐다. 지난 22일 프랑스 행사에는
[파리 = 이유진 기자 / 서울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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