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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해줄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반려 나무 `주목`과 `탑포인트` 입양 가격은 각각 2만2000원과 2만7000원이다. [사진 = 노윤주 인턴기자] |
반려동물 캠페인을 떠올리게하는 이 문구는 이제 식물에게도 사용되고 있다. 나무를 심는 사회적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은 지난해 12월부터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만원대의 아기 묘목을 반려나무로 입양하면 나무와 양육키트가 배송된다. 또 미세먼지 방지 숲을 꾸밀 한 그루의 나무가 자동으로 기부된다. 시중에서 찾아보기 힘든 귀여운 나무와 깜찍한 양육키트를 찍은 SNS 인증샷이 하나 둘 올라오며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도 입소문을 탔다.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은 고용과 일자리 창출 대신 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자 한다. '숲을 만드는 사람들'인 만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 나무를 심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설립 당시 김형수 대표와 정민철 이사 단 두 명의 멤버로 시작했던 작은 벤처기업은 이제 각 프로젝트 담당팀이 꾸려질 만큼 성장했다.
지난 19일 서울숲 바로 옆에 위치한 트리플래닛 본사에서 회사 창립멤버이자 반려식물 입양 프로젝트의 담당자인 정민철 트리플래닛 이사(32) 를 만나 트리플래닛의 다양한 활동과 반려식물 프로젝트의 현황·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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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중인 정민철 트리플래닛 이사 [사진 = 노윤주인턴기자] |
▷서울로 7017에 있는 나무와 일반 시민을 1대1 매칭했던게 입양 프로젝트의 시초였다. 서울로 7017 대형화분에 심어진 645그루마다 주인을 매칭해 보살피고 키우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에서 매일 볼 수 있고 가까이서 키우는 경험을 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12월부터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됐다.
-현재 몇 명의 시민이 몇 그루의 반려나무를 입양했나.
▷지금까지 약 3000명의 시민이 트리플래닛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해피빈' 프로젝트를 통해 반려나무를 입양했다. 시민 한 명당 평균 1.7그루의 나무를 입양하기 때문에 약 5000그루의 나무가 입양된 것으로 추산된다. 입양과 함께 자동 기부된 나무들은 오는 5~6월경 서울 어린이대공원이나 청계천에 미세먼지 방지 숲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이 두 곳은 미세먼지가 높게 측정되는 지역이라 지난해부터 조금씩 나무를 심어왔고 올해 본격적으로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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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나무를 입양하면 함께 배송되는 양육키트. 귀여운 구성에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진제공 = 트리플래닛] |
▷입양되는 나무들이 키우기 쉬운 종류는 아니다 보니 키트를 통해 '키우는 과정'에 대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반려나무를 의인화시키고자 나무의 친구가 되어줄 사람 모양의 작은 피규어를 키트에 포함시켰다. '입양'프로젝트니 "엄마 아빠 저 왔어요"라는 문구도 새겨넣었다. 물주는 방법 등 기초적이지만 많이들 궁금해하는 정보도 물론 키트에 포함돼 있다. 추가적인 정보는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 캘린더에 표시된 물주는 날, 산책하는 날에 직접 스티커를 붙이며 나무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려 했다. 산책하는 날은 사실 환기시켜주는 날이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마틸다처럼 한 손에 화분을 들고 산책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
키트에 포함된 고유 출생번호는 입양자를 식별할 수 있는 번호다. 이 고유번호를 통해 입양자를 트리플래닛 펀드, 숲 발표회 등 행사에 초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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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에서 직수입한 탑포인트는 조화인지 의심케 할 만큼 푸른색을 자랑한다. [사진 = 노윤주인턴기자] |
▷계절에 따라 잘 자랄 수 있는 나무를 선정하고 있다. 또 재밌게 나무를 키웠으면 하는 마음에 콘셉트도 정하고 있다.
이번에 입양된 주목과 탑포인트는 크게 자라는 나무기 때문에 분갈이를 해주는 등 나무가 커가는 걸 지켜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목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독약으로 죠앤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에서는 지팡이로 등장하는 익숙한 나무다. 네덜란드에 사는 탑포인트는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다. 탑포인트가 너무 예뻐 수입 방법을 수소문했고 네덜란드의 경우 식물이 무균상태로 재배돼 흙에 심어진 채로 수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도 최적의 환경으로 맞춰진 비행기를 타고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 오는 중이다.
봄에는 티트리 나무를 입양할 계획이다. 실제로 나뭇잎을 따서 차로 우려먹을 수 있도록 '티 레시피'도 함께 배송될 예정이다. 여름에는 과실수를 입양 보내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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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 세월호 기억의 숲 완공식 행사에 참여한 오드리 헵번 손주 엠마 헵번과 아돈 페러 [사진제공 = 트리플래닛] |
▷유명 배우 고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의 제안으로 전라남도 진도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는 기억의 숲을 조성했다. 트리플래닛이 미국의 사회적 기업 인증 마크인 B-코퍼레이션을 획득했기 때문에 션 헵번이 먼저 알아보고 연락을 해왔다. 약 1년간 유가족을 만나 뵙고 부지를 선정하는 등의 준비과정을 걸쳐 지난 2016년 4월 완공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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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플래닛의 네팔 히말라야지역 커피농장 [사진제공 = 트리플래닛] |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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