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해가 없는 세균의 유전자를 변형해 대장암을 없앨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장욱 싱가포르국립대 생화학과 교수팀은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인 '니슬 대장균(Escherichia coli Nissle)'의 유전자를 변형한 뒤, 이 세균이 대장암 세포를 사멸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사람 몸속에서 유익한 효과를 내는 균을 뜻하는데 알약이나 음료 등 다양한 제품으로 섭취할 수 있다.
연구진은 니슬 대장균에 대장암 세포를 감지할 수 있는 단백질 유전자와 함께 항암 활성을 띠는 화학물질을 생산토록 하는 효소 '마이로시네이즈(myrosinase)' 유전자를 넣었다. 이 효소는 브로콜리, 미니양배추 등에 들어있는 특정 성분인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s)'을 항암 활성이 있는 화학물질인 '설포라판(Sulforaphane)'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진이 유전자를 변형한 니슬 대장균을 브로콜리 추출물과 함께 사람 대장암 세포에 넣어주자, 대장암 세포 중 95%가 사멸했다. 이는 대장암 세포에 붙은 대장균이 항암 활성이 있는 설포라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또 대장암을 앓는 쥐에게 브로콜리 추출물과 대장균을 매주 먹이자, 14주 뒤 암 종양의 크기가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장욱 교수는 "경구 투여한 대장균 중 일부가 대장까지 간다"며 "현재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캡슐'을 이용하면, 더 많은 대장균이 대장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속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음식'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음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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