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취업 청탁 의혹 휩싸여···문희상 처남 "회장 직접 지시" 주장

대한항공이 정계와 연결된 취업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처남 김승수씨가 대한항공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원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건에 직접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16일 오전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2015년 화제가 된 이른바 '문희상 처남 대한항공 취업청탁 사건'의 증거는 확실했다. 민사 재판 1심에서 문 의원이 조 회장에게 취업 청탁을 했다는 점이 인정됐지만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제가 소유하던 건물을 담보로 누나인 김양수씨가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하면서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빼앗기자 대한항공에 납품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당시 대한항공 측이 납품 대신 취업을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조 회장과 문 의원은 경복고 선후배 사이다.
김씨는 지난 2004년 대한항공 유관회사인 미국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에 컨설턴트로 취업해 2012년까지 총 74만7000달러(약 8억원)을 급여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회사 업무를 하지 않았으며 회사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
이어 "문 의원과 조 회장은 사실이 발각되자 측근들이 한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문 의원과 조 회장은 분명 저의 취업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는 단순 취업청탁이 아니다. 문 의원이 자신의 빚을 탕감하기 위해 대기업 돈을 갈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 회장이 이번 일을 직접 지시했다는 결정적 증거라며 유관회사 대표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이 편지는 이미 검찰에 제출돼 증거로는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는 2016년 문 의원의 처남 취업 청탁 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결과 개입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논란은 2015년 문 의원의 부부와 처남 김씨가 건물 담보 대출과 관련해 소송을 벌이면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1·2·3심 모두 무혐의가 나왔고 청탁을 한 적이 없다"면서 "허위사실 유포 당사자들을 고소할 것"이라고 맞섰다.
대한항공은 "이미 2016년 7월 검찰에 의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난 사안으로 당 그룹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