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적 보릿고개를 넘겨야 하는 조선업계가 인건비와 원자재값 상승까지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동안 업황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임금과 원자재값을 상승을 억눌러온 영향이다. 임금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원자재 값은 최근 철강 가격 상승에 따라 각각 조선업계의 부담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주 부진이 실적에 타격을 주는 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2년치 임금 동결 ▲내년까지 성과급 미지급 ▲일부 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 등을 담은 2016~2017년도 임금협상 잠정타결안을 찬반투표에 부쳐 통과시켰다.
수당을 기본급으로 돌리는 건 내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대우조선 직원의 10~20% 가량은 기본급이 내년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도 최저임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현대중공업 사측은 2달에 한번씩 지급하던 상여금을 쪼개 매달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노측은 상여금의 기본급화를 용인하는 대신 지난해 폐지한 고정연장수당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금액과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내년에 3년치 임금협상을 몰아서 하기로 했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일단 경영을 정상화하는 게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지난 2015년 기준 임금 체계로 내년도 최저임금에 저촉되는 직원이 거의 없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조선 빅3이 매년 해야 하는 임금협상을 2년치나 밀린 이유는 업황 부진에 있다. 사측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임금 반납, 일부 수당 폐지 등의 방안을 밀어붙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임금 문제에 더해 회사를 사업 부문별로 쪼개면서 추진하면서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그나마 이달 초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된 뒤 일부 쟁점에서 의견차를 좁혔지만, 최저임금과 관련한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철강업계도 내년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값을 추가로 올릴 움직임에 나설 공산이 크다. 올해 하반기 공급분부터 가격을 t당 5만원씩 올리기로 했지만, 지난달 이후 철광석·강점탄 등 철강 원재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광물자원공사의 한국자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t당 54.73달러였던 철광석은 이달 22일 기준 74.02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연탄 가격도 t당 82.62달러에서 103.94달러로 올랐다.
철강업계는 그 동안 조선업계의 사정을 생각해 후판값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더 이상 적자를 감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 철강업계가 조선업계에 공급하는 후판의 가격은 중국 철강업계보다 싼 것으로 알려졌다.
인건비와 원자재값은 오를 전망이지만, 지난 2015~2016년의 수주 부진은 최근부터서야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주하고 1~2년이 지나 야드에서 작업이 시작된 뒤 장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조선업계 회계처리 특성 때문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3%, 36.9%, 19.8%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4분기부터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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