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첨단소재, 인니 ABS 생산업체 전격 인수

롯데그룹이 인도네시아에 하나 밖에 없는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생산업체를 전격 인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화학 사업을 확장하는 남방정책을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의 화학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가 20일 인도네시아의 PT. 아르베 스티린도(PT. Arbe Styrindo)와 PT ABS인더스트리(PT ABS Industri Indonesia)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 측은 인수에 합의했으나 최종 계약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밝히지 않았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유일의 ABS 생산업체로 연간 4만t ABS 중합·컴파운딩 제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나 경영 악화로 지난해 10월부터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롯데첨단소재는 회사 인수 후 약 1년간 가동 정상화와 추가 투자를 거쳐 현 생산능력을 약 7만3000t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2019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매출액 20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키는게 목표다.
ABS는 가전제품과 OA기기, 자동차 소재 등으로 쓰이는 합성수지 제품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개발국가에서 꾸준히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롯데첨단소재는 국내 여수에서 연산 67만t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현재 생산규모 기준 ABS 분야 글로벌 5위에 해당된다. 앞으로 추가 증설을 통해 연산 100만t 이상 규모를 갖춘 세계 4위 업체로 도약해 주주가치를 한층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인수한 PT. 아르베 스티린도 등 공장이 위치한 반텐(Banten)주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이 약 4조원 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중인 지역이다.
롯데케미칼이 2010년 인수해 운영해온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KS(Krakatau Steel)가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땅에 대한 부지사용권한을 매입해 올해 토지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를 포함해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검토중이다. 이와 연계해 롯데첨단소재도 2022년경 30만t 규모의 신규 ABS 공장 투자를 계획중이어서 앞으로 인도네시아가 롯데그룹 화학부문의 주요 해외 거점이 될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높은 인구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포스트 차이나'국가로 삼아 다양한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롯데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 총 12억 달러 투자해 유통, 화학, 관광 등 다양한 업종에 진출해 현재 12개사, 8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올해 이곳 매출만 약 2조5000억원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2013년부터는 한-인니동반자협의회 경제계 의장을 맡아 민간 경제·외교 사절단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신규 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