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가 진행 중인 인천터미널 내 백화점 운영권과 관련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대법원에서 롯데 손을 들어준 사안이지만 증축 매장의 영업권 가격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 등이 크기 때문이다.
2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인천시와 신세계가 20년전 체결한 인천종합터미널 내 백화점 부지의 임차계약은 이미 19일로 만료됐지만, 여전히 백화점 간판은 신세계로 돼 있다.
지난 14일 롯데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 이후 신세계 인천점의 영업권을 롯데로 넘기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사간 입장차가 커 좀처럼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협상에서 가장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은 신세계가 임차권을 가지고 있는 증축 매장의 영업권 가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2011년 1450억원을 투자해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에 1만7520㎡(약 5300평)의 매장을 증축했고, 자동차 870여대를 수용하는 주차타워도 세웠다. 새로 증축한 매장 면적은 전체 매장 면적의 27%에 달한다. 신세계는 이를 인천시에 기부채납하며 2031년까지 20년간 임차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증축 매장의 영업권을 롯데가 갖지 못하면 한 장소에서 라이벌 두 백화점이 나란히 영업을 해야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현재 롯데와 신세계 모두 증축 매장의 영업권 매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사에 따르면 증축 매장의 영업권까지 한꺼번에 롯데에 넘기는 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높은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일부 영업권만을 가져오고 기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영업기간을 늘려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당초 대법원 판결 이후 일주일정도면 가시적인 협상 성과과 있을 줄 알았지만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영업권 이전 등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현재 카운터파트너들끼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증축 매장의 영업권 이전을 두고 다양한 방안을 서로 얘기하고 있지만 단시간에 해결될 만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쪽에선 서두르고, 한쪽에선 최대한 시간을 벌어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려는 데에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현재 알짜배기 점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연 매출이 8000억원대인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내에서도 강남점, 센텀시티점, 명동 본점에 이은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평균 매출액만 20억원이 넘어 신세계 입장에서는 버티면 버틸수록 유리한 상황. 더욱이 인천종합터미널 백화점 부지 소유권을 둘러싸고 지난 5년여안 벌여온 소송전에서 완패한 결과 신세계 안팎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까지 대두돼 성급히 간판을 내줄 수 없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롯데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영업권을 넘겨받아야 그만큼 수익을 더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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