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로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회복되자 백화점업계는 서둘러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연말연시 중국인 파워블로거인 '왕홍' 초청은 물론 중국인 '큰 손'으로 불리는 왕서방을 모시기 위한 할인 경쟁이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1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14일 왕홍을 중국에서 초청한다. 본점 본관 외관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장식을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로 생중계하기 위해서다. 왕홍은 중국 SNS에서 최소 5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이들로, 중국인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사드갈등이 불거지기 전 백화점 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수록 서로 왕홍을 모시기 위해 혈안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자 비용이 비싼 왕홍 마케팅 역시 자취를 감췄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매년 연말 진행되는 본점 본관의 크리마스 장식은 서울을 방문하는 중국인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중국 현지에서도 유명한만큼 왕홍을 초청해 보다 많은 중국인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홍 초청 뿐만 아니다. 한중 관계 해빙기류를 타고 백화점들은 다양한 할인 행사를 준비해 '왕서방 모시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20일부터 중국 은련카드를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금액의 10%를 롯데상품권으로 돌려준다. 12월에는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수단인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의 12% 상당을 롯데상품권으로 줄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17일부터 연말까지 매 주말마다 중국인 고객이 은련카드로 50만원 결제시 구매금액의 10%를 상품권으로 준다. 기존에 5% 상품권을 준 것과 비교해 혜택의 폭을 두배 늘렸다. 또 중국 최대 여행사이트인 씨트립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중국인 고객들에게는 신세계백화점 전 브랜드에서 사용가능한 5% 할인 모바일 쿠폰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에서 여권을 제시하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은품을 마련했다. 단일 브랜드에서 30만원·60만원이상 구매시 구매 금액대별 5%의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는 게 한 예다. 특히 브랜드별 구매금액을 합산해 10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금액대별 10%의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돌려준다.
백화점업계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재개한데에는 사드갈등으로 급감했던 중국인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본점 중국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였던 지난달 1∼8일 본점 중국인 매출은 전년 국경절 대비 20% 늘었다. 사드 갈등 해소가 본격화된 이달(1∼10일) 들어서는 본점 중국인 매출이 23.6% 늘었다. 광군제가 포함된 지난 10∼11일 주말 매출은 37.7%까지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중국인 관련 매출은 마이너스 폭이 개선돼 11월 일 평균매출은 10월 대비 20%정도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대내외 이슈로 중국 매출이 주춤했으나 최근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프로모션 및 이벤트를 준비해 온·오프라인 매출 활성화에 나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최근 가라앉았던 중국인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유통·관광업계 전반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라며 "특히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연말·연시 중국인 쇼핑 특수 기간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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