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들은 다른 종목에 비해 유독 탈모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현직 축구선수 중 탈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지네디 지단이다. 축구실력은 월등히 뛰어나지만 머리의 테두리만 남아있는 모습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스스로도 자신의 머리가 중세 수도승의 머리처럼 보인다는 것에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밝힌 적이 있다.
웨인 루니 역시 탈모로 유명한 축구스타다. 25세부터 탈모가 진행된 그는 다양한 치료를 시도했지만 개선되지 않자 모발이식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머리가 얇아지고 빠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 운전에 바람까지 핀 정황이 드러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가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때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탈모환자다. 그는 약 10여년전 모발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 밖에도 가레스 베일, 아르혠 로벤,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이 탈모로 고생하는 축구선수들이다.
그렇다면 왜 축구선수 중에 탈모환자가 많은 걸까? 축구선수들은 경기 뿐만 아니라 훈련 역시 실외에서 한다. 이때 내리쬐는 강한 자외선은 두피에 직접적인 자극을 줘 모근을 건조하게 만들고 염증을 증가시켜 탈모를 촉진시킨다. 또 자외선으로 인해 모발의 단백질 층인 케라틴이 파괴돼 손상을 입게 된다. 이는 머리카락을 가늘게 해 결국 탈모를 불러온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대표원장은 "축구 선수들이 흘리는 땀도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 땀과 피지, 각질이 뒤섞여 두피의 모공을 막기 때문인데 이 때 땀의 수분이 증발하면 모발은 더욱 건조해지고 모근이 약해지며 이런 상태가 장기간 반복돼 탈모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영양보충을 위해 섭취하는 보양식이나 육류위주의 식단도 두피의 혈액순환을 나쁘게 해 탈모를 불러온다. 과도한 동물성 지방섭취로 인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되면 모근의 영양공급이 악화돼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승리에 대한 스트레스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자율신경과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이 혈액순환을 방해해 두피를 긴장시키고 모근에 영양공급을 이뤄지지 않게 해 탈모가 나타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축구선수들이 탈모를 예방할 수 있을까? 자외선이 머리카락에 직접 닿는 것을 막기 위해 에센스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때에는 제품이 두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음식은 동물성기름이 든 음식섭취를 줄이고 다시마, 미역 등의 해조류와 파슬리, 시금치 등의 야채류를 자주 먹는다. 모발건강을 돕고 탄력을 주는 요오드와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것이 좋다.
탈모가 이미 나타난 경우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대표원장은 "탈모 초기일 때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면 가는 모발을 굵게 만들어주고 탈모의 진행을 늦춰준다. 하지만 탈모가 심하거나 모낭이 이미 죽은 경우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지단처럼 이미 심하게 진행된 탈모라면 모발이식술이 도움이 된다. 이는 자신의 뒷머리에서 채취한 모낭을 모발이 비어 있는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에 옮겨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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