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오후에 출근하는 '주 35시간 근무제' 시행 6개월,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
▲문지형 위드이노베이션 커뮤니케이션 이사(이하 문) 현재 직원 수가 230여명인데 참여율이 99%에 달합니다. 사실 복지라고 하면 누군가 제외되는 '구멍'이 생기기 쉬운데 대표이사부터 나서서 오후 1시에 출근하다 보니 일찍 나오려는 직원이 없어요(웃음)
-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문 인재 영입을 위해서였습니다.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려면 회사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했고, 복지 이상의 근본적인 근무체제 혁신이 필요했습니다. 결국은 근무시간이었고 지난해부터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관련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최동준 위드이노베이션 중소형호텔사업부 본사영업 2팀장(이하 최) 정책 시행에 앞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고 80% 이상이 금요일 오후 퇴근 대신 월요일 오후 출근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금요일 오후에 퇴근하려면 눈치 보이잖아요.
↑ 공동 인터뷰에 참여한 문지형 위드이노베이션 커뮤니케이션 이사(왼쪽부터), 김해니 위드이노베이션 펜션게하팀 광고영업담당, 최동준 위드이노베이션 중소형호텔사업부 본사영업 2팀장. |
▲김해니 위드이노베이션 펜션게하팀 광고영업담당(이하 김) 숙박업 관련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여행이나 호텔 숙박 좋아해서 일요일에 체크인해 월요일에 체크아웃 뒤 회사로 바로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일요일 투숙객은 적기 때문에 할인도 많이 받을 수 있고, 호텔에 숙박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회의 때 제안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엔 친구들과 제주여행을 갔다와서 김포국제공항에서 바로 회사로 출근했어요. 친구들은 연차를 써야 했는데 전 그럴 필요가 없었죠.
▲문 워킹대디인 저로선 월요일 오전을 쉴 수 있는 건 그야말로 '꿀'이에요. 월요일 아침은 진짜 전쟁입니다. 평소보다 아이의 칭얼거림이 훨씬 심하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재촉할 필요없이 여유있게 준비해 유치원까지 함께 걸어갑니다. 유치원에 조금 늦게 가겠다고 하고 아이와 놀이터에서 충분히 놀아준 뒤 데려다주기도 하고요. 아이가 월요일 아침을 주말 내내 놀다 유치원 가는 날이 아니라, 아빠와 오전에 시간을 보내는 날로 인지하고 월요일 아침에 절 깨워선 '아빠 놀자'라고 말하기도 해요.
▲최 월요일엔 교통체증이 심해요. 인천에서 강남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그걸 피할 수 있단 것만 해도 굉장히 행복합니다. 일요일 저녁에 여유롭게 심야 영화를 즐길 수도 있고요. 차 점검이나 은행 업무, 병원 갈 일도 수월하게 해결합니다.
- 업무적으로도 장점도 있을까요?
▲문 딱 오후 1시에 맞춰 회사로 출근하기보단 근처 카페에 조금 일찍 도착해 주간 일정을 살펴요. 일하기 전 커피를 마시는 건 동일하지만 좀 더 여유를 갖고 한 주를 활기차게 시작할 각오를 다질 수 있습니다.
▲최 영업 부서는 오후엔 외근을 하기 때문에 월요일엔 바로 현장으로 출근해요. 시행 전엔 월요일 오전이 회의의 연속이다보니 주말부터 내일 회의에 대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이젠 월요일에 현장에서 이번주 상황을 점검한 뒤 다음날 회의에 참여하니 보고에 현장감이 살고 능률도 높아요.
▲김 좋은 컨디션으로 오후에 출근하니까 바로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발동이 좀 더 쉽게 걸린달까요?(웃음) 서로 잘 쉬었단 걸 아니까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고요. 월요일이라고 일을 덜하는 게 아니라 일의 질로 봤을 때 월요일에 해낸 일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요.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위드이노베이션 본사 내 주 35시간 근무제 관련 홍보물. [사진 제공 : 위드이노베이션] |
▲문 시행 전에 전 직원이 근로 계약서를 다시 썼습니다. 임금은 동일한데 근무시간이 줄었으니 사실상 연봉이 오른 셈이에요. 그게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했냐고 묻는다면, 아닙니다. 연봉 인상과 동일한 효과를 주기 때문에 직원들의 애사심도 높아지고 일의 능률도 올랐다고 자부합니다. 오래 일한다고 효율이 절대 높아지지 않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최 솔직히 더 열심히 일합니다. 우린 주목받는 스타트업이고, 주 35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쟤네 근무시간 줄어서 그래'라는 오해를 받을까봐서요. 또 대기업이든 중소·중견기업이든 오너들에게 증명해보이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근무시간 단축의 효율성을 증명하고 싶은 거죠.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문 직원들이 금요일 저녁만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라 월요일 오전까지 계획하게 되면서 이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대심리가 커지면 근무 만족도가 높아져요. 현 제도에서 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일을 잘 할까'보단 직원들의 여가활동에 대한 고민을 회사가 함께 하는 거죠. 기대심리가 커져 근무만족도가 높아지면 업무강도를 견디는 '뒷심'도 강해집니다.
▲김 직원들을 굳이 끌어다 책상 앞에 앉힐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동기부여가 되면 큰 스트레스 없이 월요일 오전은 물론 주말에도 자연스럽게 일을 떠올려요. 낮은 능률에 집에까지 일거리를 들고가선 한 번도 보지 않고 그대로 들고 오는 게 아니라, 정말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김동현 기자 / 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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