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드릴십 조기인도…최신·고사양 시추선 시장 살아나나

↑ 지난달 20일 거제조선소에 열린 명명식 직후 엔스코와 삼성중공업 관계자들이 드릴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1척을 예정보다 1년6개월 앞당겨 인도해 건조대금 잔금 7500만달러를 수령했다. 선주사가 최근 용선계약을 따내면서 조기에 인도하게 됐는데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드릴십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삼성중공업은 영국 엔스코(Ensco)사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1척을 지난달 29일 선주사에 인도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선박은 인도에 앞서 지난 20일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서 'ENSCO DS-10'으로 명명됐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6월 약 5억2000만달러에 이 드릴십을 수주했다. 길이 220m, 폭 38m, 높이 18m 규모로 최대 수심 3.6km의 해상에서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12km까지 시추할 수 있는 최신 사양의 고성능 드릴십이다.
종전 모델보다 이동시 연료 소모량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도 특징이다. 다단계 수질오염 정제시스템, 질소산화물(NOx) 배출저감장치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이 드릴십의 최초 인도 예정일은 2015년 8월이었다. 하지만 시황 악화로 선주 측에서 두 차례 연기를 요청하면서 인도가 2019년 3월로 미뤄졌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엔스코사가 용선계약을 따내면서 조기 인도를 요청해왔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을 인도하면서 잔금 7500만달러를 수령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토대로 최신형 고사양 드릴십 시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유가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용선주가 시추 성능이 뛰어나면서 연료비를 줄일 수 있는 최신형 드릴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산업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용선계약을 체결한 심해용 드릴십은 2척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 이후에는 7척이 용선계약을 따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드릴십 조기 인도 사례와 같이 시황이 회복되면 최신형·고사양 드릴십부터 시추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