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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민간경제협력포럼은 지난 25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9월 정례회를 개최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
정광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중국본부장은 지난 25일 한중민간경제협력포럼 9월 정례회에 연사로 나서 "한국기업들은 한·중 수교가 맺어진 뒤 지난 25년동안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편하게 사업을 했다"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오히려 구조조정을 통한 질적 성장 기회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기업의 대중 수출량의 75%가 중간재이지만 향후 중국 산업계의 국산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정 본부장은 예상했다. 그는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스스로 만들고 또 고도화한다는 것이 중국의 전략"이라며 중국의 산업정책이 바뀐다면 우리의 위기는 범용 부품소재에, 기회는 고급 부품소재에 각각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금하지 못해 공장이 멈춰 서기도 했던 현대차에 대해 정 본부장은 중국산 자동차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현대차가 따라잡지 못한 것도 판매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중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신차를 생산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중국 내 현대차의 위기는 진정국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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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광영 코트라 중국본부장. [사진 = 한경우 기자] |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감정이 이전보다는 누그러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정 본부장은 이달 초 사대 발사대 4기가 추가 배치됐을 당시 중국 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사드의 검색어 순위는 7위에 불과했다며 사드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줄었다고 전했다.
정치와 경제가 밀접하게 연관된 중국과 갈등을 겪은 나라는 한국 말고도 많다. 대표적인 게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에 대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다. 하지만 분쟁이 벌어진지 5년이 지난 뒤에도 중국에 남아 있는 일본 기업들은 어려움에서 벗어났다고 정 본부장은 전했다. 이어 반일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 자동차는 사지 않았지만 일본산 가전제품 구매는 멈추지 않았다며 외부에 보이지 않는 건 정치적 갈등과 상관없이 가성비가 좋은 것을 산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는 데 대해서도 정 본부장은 문제될 게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이 중간재를 사와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산업구조를 갖고 있을 때는 연간 10% 성장률을 달성해야 고용을 충분히 늘릴 수 있었지만 서비스 산업 위주로 성장하는 지금은 6.5% 정도만 성장해도 같은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중국이 6.5%의 성장률만 유지해도 매년 스위스와 같은 규모의 경제가 하나씩 생겨난다"며 "스위스는 경제 규모 기준으로 세계 19위"라고 말했다. 정치적 이슈로 어려움을 겪어도 중국 시장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비즈니스 상대로 중국 산업계에 매력적인 대상이 아니라고 정 본부장은 지적했다. 중국 내 17개 무역관의 마케터들은 한국 기업들이 고처야 할 점으로 ▲중국 시장·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중장기 시장 진출 전략 미비 ▲중국 기업·제품의 상대적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 인식 부족 ▲중국 바이어를 장기적 비즈니스 협력자로 인식하는 태도 부족 등을 꼽았다.
특히 정 본부장은 중국 산업계와 신뢰를 쌓지 못하는 데 대해 우려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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