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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포드] |
포드는 미국 시장에만 안주하지는 않았다. 20세기 초반부터 유럽 시장에 맞는 차를 개발하기 위해 유럽 포드도 세웠다.
포드는 대륙별로 따로따로 자동차시장이 생존하던 시대가 지나고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하자
미국과 유럽에서 각자도생하던 전략을 버리고 '원 포드(One Ford)' 전략을 채택했다.
원 포드 전략은 미국 포드의 실용성과 포드 유럽의 감성 및 디젤 기술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포드의 첫 디젤 SUV인 쿠가(KUGA)다.
미국 포드와 유럽 포드가 연비와 기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궁극적으로 폭스바겐 티구안을 공략하기 위해 공동 개발한 전략 모델이다.
쿠가는 프랑스어로 표범이라는 뜻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형제 모델은 탈출이라는 차명을 가진 이스케이프(ESCAPE)로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쿠가는 이스케이프와 닮았지만 성격이 다르다. 엔진 성향만 다른 게 아니다. 이스케이프는 실용성을 강조한 아메리칸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반면 쿠가는 100년 전부터 유럽에 터전을 두고 디젤 기술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연구한 유럽 포드 기술력과 섬세한 유럽 감성에 미국형 SUV가 추구하는 실용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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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포드] |
외관은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역동적이며 세련된 이미지다. SUV보다는 스포츠세단에 어울릴 것 같은 표범이라는 차명을 사용했는지 디자인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정지한 상태에서도 움직이는 느낌을 주는 유럽 포드 디자인 DNA '키네틱(Kinetic)'을 적용했다. LED 주간주행등을 포함한 바이제논 HID 헤드램프는 강인하지만 부드러운 이미지로 다가온다.
포드 특유의 선 처리도 눈길을 끈다. 앞쪽 사이드에서 후면 테일 램프까지 이어지는 선은 입체감을 더해준다. 보닛 위 앞쪽으로 모아지는 두 개 선은 역동성을 부여한다.
고속에서 자동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을 닫아 공기저항을 줄여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액티브 그릴 셔터도 채택했다.
내부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입체적이다. 기어 레버 위치, 중앙 콘솔박스, 각종 조작 버튼은 운전자가 한눈에 파악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설계됐다.
단순미를 강조하다 보면 인테리어가 심심하고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내 공간 곳곳에 굴곡을 줘 입체감을 살렸다.
덩치는 중형 SUV 치고는 작은 편이지만 실내는 넉넉하다. 센터 터널이 거의 없어 더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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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포드] |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 포지션이 높고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 비스듬한 기둥)가 얇아 시야가 탁 트였다.
시동을 걸면 나지막하고 굵은 디젤 소리가 나지막하게 "으르렁 으르렁"거린다.
도심에서 저·중속으로 달릴 때는 노면 상태가 몸으로 전달된다. 저속 응답성능은 좋다. 엔진 소음은 처음에는 귀에 거슬린다. 그러나 5~10분 정도 지나면 소음과 진동에 몸이 익숙해지면서 귀와 몸에 거슬리지 않는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디젤엔진의 토크발 때문에 탄력이 넘친다. 수풀에 웅크렸다가 갑자기 뛰쳐나가는 표범을 닮았다. 풍절음, 노면 소음, 약간의 진동은 몸에 기분좋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코너링 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코너를 돌 때 차체가 쏠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돈다.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도 충격을 비교적 잘 흡수한다.
포드 포커스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해 하체가 단단하면서도 균형감이 잡혔다. 넘치는 힘을 발산하지는 못했지만 경쾌한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녹색지옥(Green Hell)'이라 불리며 세계 최고의 고성능 차 테스트 트랙으로 명성이 높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테스트를 통해 서스펜션과 핸들링을 다듬은 효과가 느껴진다.
안전·편의장치도 다양하게 구비했다. 센서가 도로를 스캔하다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위험에서 벗어나거나 충격
차선 이탈 경고 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추돌 감지 센서, 자동 주차보조 시스템도 채택했다. 간단한 발동작으로 쉽게 트렁크 뒷문을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도 동급에서는 보기 힘든 사양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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