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휘어지고 접히고 늘어나는 알루미늄 공기 전지가 개발됐다. 원래 길이보다 40%나 늘려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변형을 잘 견디는 게 특징이다.
4일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심우영·문주호 교수 연구팀이 가볍고 휴대가 간편한 종이를 기반으로 휘어지는 '알루미늄-공기' 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알루미늄이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배터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배터리는 심한 변형이 일어나더라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휘어짐과 접힘, 늘어남 등을 동시에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배터리를 이용해 LED 조명을 켰더니 휘어질 때에도 밝기에 변함이 없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처럼 플렉시블 정보기술(IT) 기기가 늘어나면서 딱딱한 배터리보다는 유연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데, 이 같은 수요를 충족시켰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접을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종이 위에 탄소 복합체 용액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양극을 제작했다. 음극에는 리튬보다 40배 저렴하면서도 폭발 위험이 없는 알루미늄을 적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터리는 0.6볼트(V) 전압과 그램(g)당 128밀리암페어아워(mAh)의 용량을 보였고 동시다발적으로 변형을 가해도 성능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기전도성이 높은 힌지(연결 부위)로 배터리 여러 개를 직·병렬로 연결해 전지의 출력을 높이면서도, 한 쪽 방향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연결함으로써 신축성을 가지도록 했다.
이 전지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유연성이 요구되는 각종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우영 교수는 "알루미늄 전지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 이온 전지의 높은 가격이나 폭발·발화 위험성 등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며 "게다가 뛰어난 변형성이 있어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유연성이 필요한 각종 전자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기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과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이달 호 표지 문으로 실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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