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 잘 알아듣는 가전제품'이 대세가 됐다.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7'는 이런 트렌드의 흐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지난해 미래형 가전 제품 콘셉트 중 하나로 소개됐던 음성인식 가전은 올해 신제품 라인업 주력 기능에 대거 적용됐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부상한 아마존이 그 흐름을 주도했다. 아마존은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이어 이번 IFA에서도 대형 연합군을 형성하며 대세를 입증했다. LG전자 등 33개 글로벌 기업이 아마존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가 아마존 AI 스피커 에코를 통해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LG전자는 연내 미국에서 판매하는 세탁기·냉장고·에어컨·건조기·공기청정기·로봇청소기·오븐 등 7개 생활가전에 알렉사 연동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독일 가전업체 보쉬와 지멘스는 알렉사 기반으로 공동 개발한 '마이키' 로봇과 연동되는 음성인식 주방 가전 라인업을 선보였다. 와이파이로 연결된 식기세척기, 오븐 등을 목소리로 제어할 수 있다. 냉장고 안에 어떤 재료가 있는 지 알려주고, 부족한 게 있으면 온라인으로 주문까지 해준다. 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오븐을 예열하거나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려달라고 명령할 수도 있다.
아마존은 IFA에 직접 부스를 차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가장 마지막 전시관이자 스타트업들을 모아놓은 'IFA 넥스트' 구역에 마련한 부스에서 아마존은 알렉사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거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선보였다. 알렉사에 적용된 음성인식 모듈과 개발 키트도 공개했다.
구글도 IFA 무대 곳곳에서 영향력을 과시했다. 소니, LG전자 등 상당수 가전사가 알렉사와 더불어 구글도 탑재시키는 개방 전략을 썼다. 행사장 여러 곳에서 구글 AI를 부르는 명령어 "OK 구글"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소니는 첫 출시한 AI 스피커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전면 탑재하고 TV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구글·아마존과의 협력에 그치지 않고 독자 플랫폼 마련에 공을 들였다. 행사장에 스마트홈 체험 공간을 만들고 자체 AI '빅스비'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베를린 = 김동은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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