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운전자 박모(32)씨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자신은 분명 계기판 기준 규정속도보다 저속으로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온 것. 보통 계기판 속도가 실제 속도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는 봤어도 그 반대인 경우는 처음이어서 박씨는 의문만 남긴채 과태료를 납부해야 했다. 계기판 속도보다 실제 차량의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운전자들이 주행 중 유의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과속 단속카메라'다. 보통 단속카메라 전방에 안내 표지판이 있지만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고 운전하거나 안내 표지를 보지 못한 채 지나칠 경우 과태료나 범칙금을 맞게 된다.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운전을 하다보면 작은 의문이 생긴다. 바로 자동차 계기판 속도와 내비게이션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계기판 속도가 실제 속도보다 5~10km/h 높게 더 나온다.
내비게이션과 계기판 속도가 다른 이유는 기본적으로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은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속도를 측정한다. 위성과 통신해 1초 단위로 차량이 이동한 실제거리를 체크해 속도를 구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급가속이나 급감속 시 내비게이션에 속도가 지연 표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자동차 속도계는 자동차 바퀴에 부착돼 있는 센서를 통해 속도를 측정한다. 자동차 타이어 외경의 회전수를 감안해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속도계의 지시오차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자동차 안전기준을 보면 '속도계는 평탄한 수평노면에서의 속도가 40km/h인 경우 그 지시오차가 정 15%, 부 10% 이하일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 제작사에서 자동차를 만들 때 지켜야할 법규인 제작자동차의 안전기준에서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해 계기판의 속도는 실제 자동차의 속도보다 낮지 않게끔 표시하고 있다. 일반 자동차의 속도계는 모두 실제 주행속도보다 더 높게 속도를 지시한다고 보면 된다는 얘기다.
다만 박씨의 경우처럼 속도가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대개 휠의 '인치업'에서 기인한다.
속도계와 연결된 센서는 처음 차가 출시될 때의 정품 타이어에 맞춰 속도를 측정한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취향에 따라 크기가 큰 타이어로 교체하기도 하는데, 타이어의 외경 사이즈가 달라지면 동일한 속도로 주행해도 센서가 측정하는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회전수가 같더라도 타이
이 때문에 휠 사이즈를 높이면 타이어 두께(사이드월)를 줄여 속도 오차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물론 항상 규정 속도를 지키는 안전운전을 한다면 어떤 속도가 정확한지 여부를 굳이 따져볼 필요가 없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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