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뇌졸중 등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매일 꾸준히 복용한 노인의 사망률이 아스피린을 먹지 않은 노인보다 오히려 2배까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의 아스피린 복용기간이 길수록 사망률이 더 높았다.
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받은 60세 이상 노인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5년간(2003∼2007)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중 최소 한가지 이상 보유한 14만 5769명의 아스피린 복용 여부와 사망률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 노인에서 아스피린의 일차예방효과: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사망률 분석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5년간 아스피린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노인은 13만 3046명, 1년 이하 복용은 1만 21명, 1~3년 복용은 2588명, 3~5년 복용은 114명이었다.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은 노인의 총 사망률은 9.8%였다. 아스피린을 1년 이하 복용한 노인의 총 사망률은 16.0%로,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노인의 1.5배였다. 1~3년 복용한 노인의 총 사망률은 17.7%(1.6배), 3~5년 복용한 노인의 총 사망률은 18.4%(2배)였다. 아스피린 복용 기간이 길수록 사망률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심혈관·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아스피린 복용노인이 비(非)복용 노인보다 높았다.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은 아스피린 복용과 비복용 노인에서 엇비슷했다. 심뇌혈관 질환과 암에 의한 사망을 제외한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률도 아스피린 복용 노인에서 더 높았다.
한편 1897년 독일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 개발한 아스피린은 진통소염제·항(抗)혈소판제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피를 묽게 하는 효과가 밝혀진 것은 불과 30여년 전이다. 그 후 많은 사람이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매일 꾸준히 복용하고 있지만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려 있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아스피린 복용 노인의 사망률이 더 높게 나온 것은 이들에게 확인되지 않은 심혈관 질환 위험요소가 더 많았을 가능성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당 3가지 질병까지만 확인되는 건강보험공단 자료의 기본적 제한점 때문에 아스피린 복용 노인에서 파악되지 않은 다양한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요소가 더 많아 이런 요소들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아스피린에 의해 치명적인 출혈이 증가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피린 복용한 노인에게 뇌출혈·위장관 출혈 등이 생겨, 이들의 사망률이 높아졌을 수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한 노인의 총 사망률, 심혈관 질환·뇌혈관 질환 사망률이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높아졌다"며 "아스피린의 이득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신중한 약물 사용이 요망되며,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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