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판매가 재개됐지만 계란과 관련제품 소비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빵과 과자는 물론이고 계란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 등 다른 제품까지 나쁜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계란 수요가 줄면서 당초 계란 품귀로 오를 것 같았던 계란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20일 이마트에 따르면 계란 공급 재개가 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동안 147개 점포에서 판매된 물량은 전주 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전주에 비해 판매가 55%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16일부터 매일 5%씩 계란 매출이 늘고 있지만 당장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악재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마트의 점포당 계란 환불 건수는 25건에 달하고 있다.
계란으로 만드는 대표 제품인 빵도 소비가 급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빵집일수록 매상이 줄고 있다. 서울 잠원동에 있는 제빵업체는 지난 3일간 매출이 평소 대비 20% 가량 감소했다. 프랜차이즈 제빵업계 관계자는 "계란 소비가 줄고 있어 빵과 과자 판매에도 영향을 받을지 신경이 곤두서있다"면서 "정부 조사 결과 거래 농장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지 않아 아직까지 빵 매출은 우려할 정도로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계란 소비가 줄다보니 소비자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특란 중품 한 판(30개)의 소매 평균가격은 18일 기준 7358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7592원에서 14일 7595원으로 올랐던 계란 가격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237원 내려간 것이다.
문제는 계란 사태 불똥이 화장품 등 다른 업계로 확대될지 여부다. 국내 일부 화장품 업체는 알부민 등 계란 흰자와 노른자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토니모리에서는 에그포어코팩, 에그포어노른자프라이머 등 계란 성분 함유 화장품 10종을 판매하고 있다. 스킨푸드도 에그화이트포어마스크, 에그화이트코팩 등 12종을 취급하고 있다. 이밖에 잇츠한불·어퓨·메디힐 등 브랜드 제품 일부에도 계란 성분이 담겨 있다.
화장품업계는 이들 제품에 담긴 계란 성분이 1% 미만 극소량인데다, 제작 과정에서 철저한 유해성분 검사를 거치므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심으론 고객 심리가 어떤 방향으로 튈지 몰라 상황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토니모리·스킨푸드
[김병호 기자 /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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