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이어 국내에도 '살충제 계란' 공포가 강타한 가운데 대형마트에서 일제히 판매 중단한 계란의 폐기 여부에 관심히 쏠리고 있다.
16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는 소비자들 사이 불안감이 가중됨에 따라 판매 중인 계란 전량의 판매를 중지했다.
현재 수거한 계란은 각사 점포별로 마련돼 있는 냉장 창고에 보관 중이다.
대형마트는 일단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피프로닐 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에서 들여온 계란의 경우 전량 폐기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살충제 성분 검출 여부에 대해 3일내로 전국 모든 농장의 전수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조사 결과 '문제 없다'고 판정된 농가 계란의 폐기 여부는 대형마트 별로 아직 정해진 바 없다.
A 대형마트 관계자는 "당연히 문제가 된 농가에서 매입한 계란은 즉시 폐기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계란에 대해선 사실 어떻게 해야할 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발표해도 소비자들 사이 이미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퍼질대로 퍼졌고, 정부의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B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매장에 (계란을)진열해 놓았다고 해도 잘 팔릴지 의문"이라며 "이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사태 등을 겪으면서 정부 먹거리 안전 기준 자체를 못 믿겠다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문제 없다고 판정한 계란들을 아예 팔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다. 대형마트에서는 모든 식재료, 상품 등을 직매입하기 때문에 무조건 전량 폐기하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결국 진열을 해도 팔리지 않은 상당수 계란들을 폐기해야 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계란의 유통기한은 포장일로부터 30일이다. 따라서 현재 각 점포별로 살충제 계란 사태로 저장 보관하고 있는 계란 중 유통기한이 지난 계란은 자체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계란 상품의 폐기나 진열 여부는 여전히 각 대형마트가 현재
C대형마트 측은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정상 농가에서 매입한 계란이더라도 남은 유통기한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점포에 진열해도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저런 경우를 두고 내부에서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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