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단과 스포츠카 '두 개의 심장'
6월부터 판매가 본격화된 스팅어가 당초 월 판매 목표였던 1천대 이상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월 한 달 동안 판매된 스팅어만 1,322대에 달한다.
가끔 출퇴근 시간에 흰색 또는 빨간색 스팅어가 스치듯 지나가는데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드디어 기자도 스팅어 시승을 위해 운전대를 잡고 청평호수와 북한강이 흐르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46번 도로를 달렸다.
기자가 탄 모델은 스팅어 최상위 트림인 '3.3 터보 GT'모델이다
스팅어는 경쟁차인 BMW4시리즈 그란쿠페와 아우디 A5 스포츠백을 충분히 능가할 만한 매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내릴 만 하다.
세단의 부드러움과 스포츠카의 강렬함!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스팅어를 '5가지 樂'으로 나누어 봤다.
1. 시선을 즐겨라
기자가 시승을 한 차의 색상은 딥 크로마 블루. 스포츠카라는 생각에 처음 마주한 스팅어는 상상했던 것보다 큰 차였다. (전장 4,830㎜, 전폭 1,870㎜, 전고 1,400㎜)
기아차가 경쟁 차종으로 내세우는 BMW 4시리즈 그란쿠페, 아우디 A5 스포츠백보다 길이, 넓이, 높이 모든 부분에서 크다.
주차된 스팅어를 보고 아직 생소한 행인들의 입에서는 '무슨 차지?'라는 속삭임이 나오고 일부 스팅어를 알아보는 젊은 사람들은 '오~ 스팅어?'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바닥에 착 달라붙은 운전석 높이는 스포츠카에 앉아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는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내를 빠져나오기 위해 신호등에 걸려 있으면 앞뒤 옆 차에서 보내는 시선이 즐겁게 느껴진다.
시내를 벗어나 46번 국도를 따라 청평호수와 북한강변을 달렸다.
북한강이 스팅어와 얼마나 잘 어울릴까. 주행을 멈추고 한 컷 담지 않을 수 없었다.
가랑비에 살짝 젖은 스팅어가 안갯속에서 한 폭의 그림처럼 서 있다.
스팅어는 시선을 즐길만한 충분한 아우라를 가졌다.
↑ 사진 = MBN |
2. 소리를 즐겨라
스팅어의 최대 파워는 370마력이다. BMW 4시리즈 그란쿠페가 최대 306마력인 것과 비교하면 약 70마력 정도 더 힘이 차고도 넘친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면 스팅어의 심장 소리가 으르렁거리며 귀를 감동시킨다. 비록 운전석 아래에 있는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가상의 엔진 소리지만 스포츠카의 매력과 곧 터질 것 같은 본능을 충분히 느낄 만하다.
주행 시에는 외부 소음이 거의 들려오지 않을 정도로 정숙한 주행이 강점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타이어의 마찰음과 차체를 스쳐가는 공기저항 소리 외에는 거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스팅어를 제대로 즐기는 매력 중 하나는 스피커계의 명품으로 불리는 뱅앤 울룹슨이 장착 되었다는 것이다.
크롬 코팅으로 아기자기하게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14개의 스피커가 원음에 가까운 음질과 풍부하고 깊은 사운드로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감동을 준다.
지금 타던 자동차에서 음악을 다시 듣는다면 이렇게 음질이 안 좋았던가 라고 느끼기 충분하다.
그만큼 스팅어는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니 즐길 만 하지 않는가?
3. 제로백을 즐겨라
스팅어는 국산차로는 처음으로 제로백의 멋진 체험을 할 수 있다.
스팅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9초면 도달할 수 있다.
웬만한 BMW나 아우디의 제로백 속도를 뛰어넘는 질주 본능을 타고 태어난 것이다.
본격적으로 제로백을 경험해 보기 위해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고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았다.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후륜 구동 뒷바퀴에 팽팽한 근육이 잔뜩 실렸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어내자마자 순식간에 상체가 뒤로 젖혀지며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스팅어가 쏘아졌다.
시속 100km까지 실제 4.9초가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스팅어 계기판은 110km를 넘어서고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쾌속 질주 본능을 즐길 만 하지 않은가?
하지만, 아무데서나 제로백에 도전하면 아쉽게도 불법이다.
4. 고급 세단을 즐겨라
스팅어는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다. 고급 세단의 심장과 스포츠카의 심장이다.
총 5개의 드라이빙 모드(스포츠, 컴포트, 에코, 스마트, 커스텀)를 선택할 수 있지만,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다.
먼저 컴포트 모드의 경우 고급 세단을 주행하는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드러운 출발과 작은 요철이나 도로 위의 불규칙한 공사 면을 지날 때도 부드러운 주행이 느껴진다.
컴포트 모드의 경우 액셀을 급하게 밟아도 치고 나가는 힘은 부족하다.
하지만, 부드러운 주행과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위해 스팅어가 최대한 자제한다는 느낌이 든다.
만약 어린 자녀가 있다면 뒤 자석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5. 스포츠카를 즐겨라.
마지막으로 스포츠 모드. 스팅어를 탄다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난 스포츠 모드를 즐기고 싶다.
순간 가속력과 치고 달리는 파워가 발끝에서 느껴진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인 만큼 차가 거칠어지고 탄탄해진다.
서스펜션이 강력해지면서 노면 바닥으로부터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람 몸에 비유하면 팔과 다리가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로 트랜스폼 했다고 할까?
스티어링 반응도 체감을 느낄 정도로 빨라진다. 작은 회전이든 큰 회전이든 스티어링이 민감해지면서 차체가 빠르게 반응한다.
기어 쉬프트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물론 쉬프트 크기가 좀 작다는 것과 기어를 조작할 때 유격이 좀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말이다.
1단에서 2단 그리고 8단까지, 가장 최적기에 변속하는 감각이 긴장감을 높이고 RPM을 터질 때까지 밟아
지금까지 스팅어를 5가지 즐거움으로 묘사해 보았지만 즐거움은 곳곳에 더 숨어 있다.
기아 고급차 라인업의 과감한 첫 도전인 스팅어는 경쟁 수입차종과 비교해도 2천만 원 이상 저렴하다.
스팅어의 시동을 거는 순간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blueghh@hanmail.net 강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