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편의점들의 해외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 CU가 이란에 진출한데 이어 GS25가 베트남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에서도 익숙한 국내 편의점 간판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달 27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베트남의 손킴그룹(SONKIM GROUP)과 합자법인회사(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다고 31일 밝혔다. GS리테일과 손킴그룹은 조인트벤처 지분을 각각 30%와 70%로 보유하게 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난 4월 국내 편의점 중 최초로 베트남 진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3개월여의 협의 과정을 거쳐 이번에 조인트벤처 설립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설립된 조인트벤처는 올해 안에 호치민시에 GS25 1호점을 오픈하고 향후 10년 내에 베트남 내에 2500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GS리테일이 이번에 손을 잡은 손킴그룹은 지난 2012년 GS그룹 계열사인 GS홈쇼핑과 함께 베트남에서 조인트벤처 형태로 홈쇼핑 사업을 시작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또 베트남 현지에서 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현지 1위 속옷 매장을 운영하는 등 베트남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GS리테일은 손킴그룹과 함께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면서 100%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해외가맹사업)이 아닌 '조인트벤처 +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했다. 홈쇼핑 사업 등을 통해 상호 신뢰가 쌓여있는 만큼 양측의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가맹 사업자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해 일정 지역의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에 따라 우선 GS리테일은 조인트벤처에 GS25 상표권과 편의점 경영기법 등을 제공하고, 조인트벤처는 이를 활용해 베트남에서 GS25를 확장하면서 GS리테일에 로열티를 지불하게 된다.
또한 GS리테일은 향후 조인트벤처 지분 30%에 해당하는 배당수입도 얻을 수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에 안착한다면 향후 GS25가 캄보디아, 중국 등 다른 국가로 확장해 나가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그동안 아시아와 중동 여러 국가로부터 편의점 진출 제의를 받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베트남을 첫 해외 진출 국가로 결정했다. 이유는 베트남 국민의 소비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베트남 시장의 소매 수익은 1180억달러로 이는 2015년대비 10.2% 상승했다.
베트남의 편의점 산업이 매년 7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젊은 20~30대 인구 구성비가 34.6%, 35세 이하 인구 구성비가 57%(2016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 편의점 시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은 2017년 미국 글로벌 컨설팅 업체 AT커니가 선정한 글로벌 유통 산업지수(GRDI)에서 세계 유망 소매시장 6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GS25의 베트남 진출에 앞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 GS수퍼마켓 1호점을 열고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자카르타에 GS수퍼마켓 1호점을 오픈 한 이후 올해 3월 2호점까지 열며 성공적인 안착을 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인도네시아에서 출점 가능한 입지 검토를 통해 출점을 지속할 예정으로 이번 GS25의 베트남 진출과 함께 해외 진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편의점업계는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최저임금 인상 등 악재까지
실제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이란 진출을 발표했다. BGF리테일은 지난달 14일 이란의 '엔텍합 투자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토종 편의점 브랜드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손일선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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