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최근 중국에 2조 5000억원 넘는 투자·출자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를 대비하는 한 발 빠른 움직임이라는 분석과 함께 최태원 그룹 회장이 지난 2006년 제시한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SK의 중국사업은 SK종합화학의 상하이세코 인수 실패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가동 중단 등 사드 제재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중국에 더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중국 정부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중국에 총 2조4247억원을 투자·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최 회장이 재계에서 '중국통'으로 꼽히는 만큼 사드 이후를 내다보고 한 발 앞서 중국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SK(주)는 25일 이사회에서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인 ESR 지분 11.77%를 372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물류시장에 뛰어들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물류센터 산업은 2013년 23조원에서 2016년 42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향후에도 연평균 15% 성장이 예상돼 ESR 지분 인수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26일에는 SK(주), SK이노베이션이 잇따라 SK그룹의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실탄을 쏴줬다. SK(주)가 현물·현금 출자를 합쳐 SK차이나 주식 494만주(2618억원)를 샀다. SK이노베이션도 주식 798만주(4229억원)를 사들였다. 두 회사 출자 규모는 684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SK하이닉스도 동참했다. SK하이닉스는 27일 SK차이나 주식 475만4868주(2518억원)를 취득했다. 회사측은 "중국 내 적기 투자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출자"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에 중국내 생산 법인인 SK하이닉스세미컨덕터차이나에 1조1161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세미컨덕터차이나는 SK하이닉스가 지분 90.2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출자로 SK하이닉스의 지분은 93.4%로 늘어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2020년까지 분할해 출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자회사인 중국 우시 생산법인의 중장기 경쟁력 유지 및 생산시설 보완 투자 재완 마련을 위해 이번 출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3일 연속 이어진 중국사업 대규모 투자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SK가 사드 제재국면 이후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도 "중국 내에서 적기에 투자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재원을 마련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제2의 S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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