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백혈병약 슈펙트, 첫 번째 파킨슨병 원인 치료제 될까

일양약품이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라도티닙)가 파킨슨병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가 입증되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첫 번째 약이 되기 때문이다.
일양약품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이 1년 동안 라도티닙을 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선 라도티닙의 기전(약물이 신체에 작용하는 과정) 연구와 세포·동물 실험 등이 이뤄졌다.
기전 실험 결과 라도티닙은 파킨슨병 발병의 주요 인자를 만드는 단백질의 활성화 정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경조직에서 나타나는 파킨슨병의 병리현상을 용량에 비례해 감소시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도 확인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양약품은 약물이 작용하기 위해 혈관 뇌 장벽을 통과하는 투과율이 기존 치료제보다 라도티닙이 높다고 말했다. 또 수년동안 백혈병 환자들에게 처방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다른 신약보다 적을 수 있다.
파킨슨병이 발생한 실험용 쥐에게 1~5개월동안 라도티닙을 알약으로 투여한 동물실험에서는 행동장애, 도파민 신경세포 변성, 신경세포 사멸 등이 억제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일양약품은 라도티닙이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최근 의료계는 새로운 기전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완치약이 없는 현재는 증상을 완화하거나 병의 진행을 느리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계열의 치료제만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