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기존 라인업에 없던 새로운 차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던 차종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뉴페이스'들을 출시함으로써 새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최악의 판매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내놨고 9월에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형 세단 'G70'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5월 '스팅어'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13일 소형 SUV '스토닉'을 새로 출시했다.
코나와 스토닉은 무섭게 성장하는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 만든 차다. 코나가 속한 B세그먼트 SUV 시장은 2010년 글로벌 판매량이 48만 5000여대에서 2016년 463만 7000여대로 6년 만에 무려 10배 가까이 커졌다.
스팅어나 G70은 점차 늘고 있는 고성능 모델에 대한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다.
실적부진의 주 원인인 중국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는 반한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신형 '쏘나타'와 SUV 'ix35' 등 중국형 신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와 손잡고 중국 내 최초로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와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 OS 오토'를 연말 출시할 신차에 탑재하기로 했다.
또 내년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 390㎞를 목표로 한 코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FCEV) SUV를 출시키로 하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최악의 실적을 사드 탓으로만 돌리지말고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기를 새로운 경쟁력의 기회로 삼자는 얘기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의 본질적인 문제는 사드가 아니라 브랜드 경쟁력 약화"라며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에선 이렇다 할 경쟁력이 없고 SUV 성장에서 늦어지면서 경쟁력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 어려움을 감수하고 신기술과 수요를 내다본 신차 개발에 매진해
정부도 사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당장 문제 해결은 어렵겠지만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다"며 "합리적인 차선책이 있는지 살펴보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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