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보다 효율적으로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고 더 높은 전압을 출력하는 유기 태양전지가 나왔다.
25일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김진영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와 진성호 부산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광 변환 효율이 11.4%에 달하는 고효율의 적층형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광 변환 효율이란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비율이다. 2007년 적층형 유기 태양전지가 처음 개발된 이래 연구가 이어져 왔으나 11% 이상의 효율을 올린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다.
유기 태양전지란 소자 제작이 간단하고 저렴하게 합성할 수 있는 유기물질을 사용해 경제성과 범용성을 갖춘 태양전지다. 두루마리형 디스플레이와 컴퓨터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 널리 쓰이며, 100nm 정도의 얇은 박막으로 반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어느 상품에든 적용하기 쉽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1000분의 1 두께면 만들 수 있고 잘 휘어 비닐 등 어떤 형태로든 성형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적층형 유기태양전지는 서로 다른 빛을 흡수하는 태양전지판을 위아래 셀로 쌓아 더 넓은 영역의 파장을 흡수하도록 만들어졌다. 제작이 쉽고 더 많은 태양 빛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각광받으면서 꾸준히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문제가 없지 않았다. 두 개의 광 활성층을 단일 소자화하는 과정에서 전류 손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이번에 만든 유기 태양전지는 전류 손실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불소 작용기를 도입한 유기 공액 고분자를 개발해 이례적으로 높은 개방전압과 광 변환효율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태양전지가 출력할 수 있는 최대 전압(개방전압)은 1.50~1.65V 수준이다. 이에 비해 새로 개발된 유기 태양전지의 개방전압은 1.72V로 훨씬 높다.
김진영 교수는 "쉽게 비유하면 두 개의 건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면 하나가 되면서 전압이 2배가 되듯, 두 개의 셀을 직렬로 연결하면 2개를 합친 만큼의 개방전압을 낼 수 있는 것"이라며 "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의 기후변화대응사업,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을 통해 수행됐다.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 17일 실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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