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20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KAI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까지 장성섭 부사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다.
KAI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하 사장이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2013년 취임 후 2016년 재선에 성공했다. 박근혜정부에서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방산비리 연루 의혹으로 중도 하차하게 됐다. 하 사장은 사임의 변에서 "최근 발생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며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 사장은 또 "많은 분들이 염려하시듯 T-50 미국수출과 한국형전투기개발 등 중차대한 대형 사업들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수리온은 선진국의 무기개발 과정도 그렇듯 명품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원만히 해결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전무급인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있었던 지난 2007~2008년 수출대금 환전장부를 조작하고 노사활동비를 몰래 빼돌리는 등의 수법으로 십억여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하 사장의 비위 연루 의혹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까지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 사장은 아무 문제 없이 KAI 수장이 됐고 연임에 성공했다.
KAI는 하 사장 재임 기간 중 이라크에 고등훈련기 T-50와 필리핀에 경공격기 FA-50를 수출하는 등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쌓았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합작해 17조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업계는 방산 비리 척결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사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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