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건물 내부의 모바일 통신지연 원인을 쉽게 찾는 기술을 개발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건물 천장이나 벽면 등에 설치된 통신선(케이블)에서 일어나는 왜곡신호가 어디서부터 발생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고정밀 왜곡신호 측정 장치'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통신 왜곡신호란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주파수 신호를 하나의 통신선으로 전달할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통신장애의 원인이 된다. 주로 오래 된 건물에서 통신선을 연결하는 부품들이 닳거나 느슨해져 접촉 불량이 생길 때 이런 문제가 생긴다.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원치 않는 다른 주파수 신호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신호가 교란되면 모바일 통신서비스 접속이 지연되거나 아예 끊길 수 있고, 건물 층별로 유선과 무선을 잇는 통신 중계기(AP) 서비스 반경이 줄어들 수 있어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에 10cm 오차범위 내로 통신 왜곡신호 발생지점을 정확히 발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을 활용하면 통신 왜곡이 생기는 즉시 빠르게 문제가 된 노후장비를 수리하고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이동통신 사업자들끼리 하나의 통신선을 공유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통신 장애가 잦아지자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과거에는 KT, SK텔레콤 등 이통사들이 개별적으로 이동통신망을 사용했지만, 근래에는 건물에 통신망을 까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사업자들간 서로 다른 주파수를 묶거나 섞어 쓰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왜곡신호 측정 장치는 수m 수준에 머물렀던 정확도를 10cm 수준까지 정교하게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아울러 하나의 주파수 대역에서만 작동할 수 있었던 기존 장치와 달리 이동통신 전 대역에 걸쳐 발생하는 왜곡신호를 한번에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주파수 대역별로 장치를 제작해야 해 비용도 많이 발생하고 정확도도 떨어졌으나, 이제는 측정 장치 하나만으로 측정이 가능해졌다.
활용도 간편하다. 건물 네트워크 장비실(EPS)에서 측정 장치와 통신선 케이블을 연결하면 건물 전체 통신 왜곡신호 지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측정 장치를 태블릿PC와 블루투스로 연동해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고 애플리케이션(앱)도 만들어 사용자 편의성도 높였다.
강규민 ETRI 전파·위성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전 주파수 대역대에서 신호를 찾아야 하다보니 측정장치 크기가 가로 55cm, 세로 49cm, 높이 35cm로 다소 크다"며 "그러나 이통사 등 사업자 요구에 따라 크기를 5분의 1로 줄일 수 있으며, 앱을 활용하면 태블릿PC상에서도 왜
이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주파수 효율 개선 핵심기술 개발' 사업의 하나로 수행됐다. ETRI는 향후 이통사 및 전파계측 장비 업체에 추가 기술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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