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 주요 면세점 사업자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향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는 19일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회사채 신용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급감하면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한 데다 신규업체들의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기적인 사업안정성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이날 홍석준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주요 면세점 사업자의 등급전망 조정 사유 및 향후 전망'을 발표했다.
홍 연구위원은 "국내 면세점 시장은 더 이상 안정적인 사업기반 하에서 적정 수준의 이익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며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은 당분간 고객 유치 경쟁과 영업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영업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면세점 사업자들은 외형 확장과 점유율 확보 경쟁에 주력하다보니 최근 매출 등락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 폭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신평은 선제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 지난해 호텔롯데,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매출액에서 면세 부문의 비율은 각각 84%, 90%였다.
특히 호텔롯데는 국내외 대규모 투자로 인한 차입 부담 증가, 영업현금흐름 감소, 기업공개 재추진 지연 등이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호텔롯데는 2015년 이후 롯데렌탈 및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인수, 뉴욕 팰리스 호텔 매입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올해 3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3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 기업공개를 추진했다가 잠정 중단된 가운데 저하된 영업실적과 향후 전망 등을 감안하면 기업공개 실현시점과 현금 유입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은 증대됐다는 게 홍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홍 연구위원은 "호텔롯데는 올해 핵심 이익기반인 서울 시내면세점의 이익 창출이 줄어들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차료는 올라 세전영업이익(EBITDA)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역시 올 하반기 중국 관광객 급감과 경쟁 심화로 인한 영향이 본격화해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홍 연구위원은 "내년에 시장여건이 상당 수준 정상화될 경우 호텔신라는 수익구조 개선과 비용 부담 완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개장과 높은
이에 따라 한신평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면세점 시장 상황과 각 업체별 실적, 대응력 등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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