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부품으로 수출 실적을 부풀려 4천억 대 금융사기를 벌인 중소 반도체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정부로부터 우수 수출 기업으로도 인정받은 업체로 거액의 대출은 물론 투자금 유치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박통일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사무실로 세관 직원들이 들이닥칩니다.
▶ 인터뷰 : 서울 세관 관계자
- "USB, 이런 거 다 놓고 의자에서 그대로 나와주세요."
한 켠에는 주력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제조 기계와 부품이 진열됐고, 정부로부터 실적을 인정받은 수출탑 상패도 나란히 놓였습니다.
연매출 6백억 원, 어엿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이 업체의 성공신화는 그러나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업체 대표 50살 박 모 씨는 홍콩에 세워놓은 페이퍼 컴퍼니와 반도체 부품을 허위로 사고팔았습니다.
우리 돈 600원 정도인 가짜 반도체 부품을 최고 100만 원까지 부풀려 실적을 조작한 겁니다.
허위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은행으로부터 받은 부당 대출액만 1,370억 원.
코스닥 상장까지 앞뒀다는 소문에 기관과 개인 투자자금 7백억 원이 몰리는 등 모두 4천억대 금융사기에 유용됐습니다.
▶ 인터뷰 : 안문철 / 서울세관 조사국장
- "회사가 자금난에 봉착하자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하기로 계획하고, 회사자금 23억 원을 해외로 빼돌려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했습니다."
관세청은 박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허위 무역 실적을 이용한 부당 대출 범죄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