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협력사 직원이 암 및 희귀 질환에 걸릴 경우 의료비를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협력사에게 포괄적 복지제도를 시행하는건 LG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금융·기술·의료 분야의 상생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2000여개에 이르는 2차·3차 협력사까지 전면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新)상생협력체제'를 17일 발표했다.
먼저 적극적인 임직원 건강보호를 위해 LG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1, 2, 3차 협력사 직원이 암이나 희귀질환에 걸릴 경우 자사 임직원과 똑같이 최대 1억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본사 직원에게만 이런 의료비 지원을 시행했다. 이번 복지제도 개정으로 새롭게 의료비 지원 대상이 된 협력사 직원 수는 1만여명이다. 특히 질환과 업무간 상관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도 의료비를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근로자가 암이나 희귀질환 발병이 업무와 상관있는지 밝히는건 쉽지 않다"며 "회사가 관리하는 사업장 내에서 일하던 임직원이 질환에 걸리면 일단 회사가 책임을 지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협력사들이 지금보다 더 안전한 근로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경험을 전수하고 전문인력과 비용을 지원한다.
새로운 상생협력체제는 1, 2, 3차 협력간의 수직적 관계를 해소하고 모든 협력사와 수평적인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2007년 7월 업계 최초로 동반성장 전담조직을 설치해 선도적으로 '상생경영'을 펼쳐왔으며 올해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상생협력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1차 협력사 지원을 위해 운영하던 400억원 규모의 상생기술협력자금 규모를 1000억 원으로 확대해 2, 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받도록 개선했다. 상생기술협력자금을 통해 2, 3차 협력사도 설비투자와 신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기관과 제휴해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동반성장펀드와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생산자금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론 등 그동안 1차 협력사에게만 제공하던 다양한 금융지원을 2,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혁신적 신기술 아이디어를 발굴해 지원하는 '신기술장비공모제도'의 지원 대상을 새로운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국내외 모든 중소기업과 연구소 및 대학 등 잠재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지원 규모도 늘려 나가기로 했다. 지난 5년간 이 제도를 통해 40건의 신규 개발이 진행됐다.
LG디스플레이는 2,3차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보유하고 있는 특허 5105건을 공개하고 유·무상으로 양도키로 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액정패널 절단장치 특허를 탑엔지니어링에, 액정패널 검사장치용 니들블록 특허를 엔아이디티에 각각 제공하기도 했다.
장비 국산화를 위한 협력사와의 신장비 공동개발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와 공동기술 개발로 플라스틱OLED용 증착기 장비 국산화, OLED TV 생산용 증착기 개발 등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냈다.
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 업체는 "국내 대형 IT 업체중 LG디스플레이가 국산 장비 구입에 가장 적극적인 편"이라며 "LG디스플레이 납품 실적을 발판으
이같은 결정에는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의 평소 지론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최근 협력사와 공동 행사에서 "급변하는 시대에 영속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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