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아직은 초기단계인 인공지능(AI) 냉장고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1000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 냉장고에만 장착했던 음성인식 기반의 '패밀리허브'를 300만원대 대중적인 제품에도 확대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패밀리허브는 음성명령으로 인터넷 검색부터 쇼핑,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삼성전자 차세대 스마트 냉장고의 핵심기능이다.
삼성전자는 12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대중적인 냉장고 모델인 'T9000'과 'F9000'에 패밀리허브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이날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T9000모델은 문이 4개로, 냉장실을 윗쪽에 두고 냉동실은 아래에 마련한 제품이다. F9000은 왼쪽에는 냉동실을, 오른쪽에는 냉장실을 둔 제품으로 문이 2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인 셰프컬렉션에만 패밀리허브 기능을 장착했다. 가격도 냉장고 한대에 1059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에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프리미엄 제품과 비교할 때 가격이 3분의 1 수준인 대중적인 냉장고 제품에도 패밀리허브 기능을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새롭게 출시한 'F9000' 출고가를 269만원(용량 800L)으로 정했다. 'T9000'은 2종류의 메탈색상으로 내놓았는데, 339만원(841L)과 329만원(842L)으로 책정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제품군에 패밀리허브 기능을 추가함에 따라 사물인터넷(IoT)와 인공지능 기능이 장착된 냉장고가 이제 대중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1000만원을 웃도는 제품에만 이런 기능을 탑재했던 글로벌 경쟁사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구성기 상무는 "이번에 '패밀리허브' 기능을 탑재한 'F9000'과'T9000' 신제품을 도입함으로써 소비자 선택폭을 크게 넓혔다"며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패밀리허브' 와 함께 차별화된 주방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밀리허브 기능이 들어간 냉장고는 인터넷검색이나 쇼핑은 물론이고, 실시간 방송시청부터 영화감상, 공중파 라디오 청취도 가능하다. 이달에는 재료별·테마별 간단한 요리법을 검색해 알려주는 '이밥차'가 추가로 탑재되고, 8월에는 '삼성 페이'가 도입되면서 이마트몰 앱에서 바로 결제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지난해 처음 선보이면서 제공했던 기능들도 좀더 발전시켰다. 식재료 보관에서 주문까지 한번에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푸드 매니지먼트', 가족의 일상을 공유하는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주방에서 음악·영상 등을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기능들을 소비자들이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사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처음 내놓으면서 기존 냉장고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냉장고 문에 스크린을 부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는데 올해부터는 프리미엄 제품에는 당연히 디스플레이 화면이 있어야한다는 식으로 굳어졌을 정도다.
냉장고 개념 자체도 바꿔놨다. 단순히 냉장고에 디스플레이 화면을 붙인 수준을 넘어 냉장고를 집안의 허브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가전기기들과 연동을 시키고, 가족사진이나 일정공유 메모판 기능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도 허브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올해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굳이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아도 음성명령으로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삼성전자 관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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