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보수 때마다 한화토탈 공장에서 잔여 물질을 태우는 불기둥이 40~50m씩 솟구쳐 올라요. 소음과 냄새가 심해 주민들이 잠도 못자고 두통을 안고 살 정도입니다."(김양수 충남 대산읍 독곶리 이장)
12일 한화토탈이 공장 정기보수 작업을 끝마치고 연간 파라자일렌(화학섬유 기초원료) 생산량을 20만t 끌어올렸다. 이날 한화토탈은 "지난 5월부터 50일간 진행된 충남 대산공장 방향족2공장 정기보수를 마치고 최대생산 시험 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총 1330억원이 투입된 이번 정기보수·설비 효율화 작업을 통해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파라자일렌 생산량은 연간 100만t에서 120만t으로 끌어올렸고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 처리 능력은 하루 15만 배럴에서 18만 배럴로 늘렸다.
한화토탈의 이같은 증설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오히려 싸늘하다. 환경 문제에 대한 지역사회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양수 이장은 "환경 피해 우려가 커 주민들이 한화토탈 측에 정기보수 관련 설명회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그동안 피해를 소급 보상하지는 못해도 매번 다가올 정기보수 작업 피해에 대해서는 한화토탈이 지역주민들과 성의있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석범 대산읍 이장단협의회장도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이 소음과 악취로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한화토탈이 수익은 엄청나게 내면서 주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창사 이후 최초로 1조원(1조4667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충남도청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유재호 충남도 환경지도팀장은 "석유화학 설비에는 유독물질이 많아 정기보수 등을 통해 잔여 가스를 태우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를 위해 한화토탈이 주민들에게 5~7월 보수 일정을 사전 통보했지만 대규모 보수 과정에서 불기둥과 소음이 크게 발생해 주민 우려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토탈 측은 금명간 대산공장에 부생가스(메탄)를 활용한
한화토탈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사전 양해를 구했지만 잔여 물질을 완전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며 "보수 과정에서 유해물질은 배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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