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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현대차, 매경DB] |
현대 코나를 시승한 뒤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다. 기존 소형 SUV보다 한 수 위 기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현대 코나는 소형 SUV시장에서 후발주자다. 후발주자는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기 힘들지만 대신 먼저 뛰어든 모델들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해 대응책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도 코나를 내놓기 전 쌍용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의 장단점을 살펴본 뒤 코나 개발에 반영했다.
현대차는 경쟁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티볼리는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만 엔진소리가 크고 힘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찾아냈다.
QM3는 연비는 좋지만 편의·안전사양이 불만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트랙스는 힘은 상대적으로 세지만 투박한 디자인과 올드한 디자인이 단점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현대차는 경쟁차종들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없애는 방향으로 코나를 개발했다며 직접 타보면 이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자인은 개성 넘치면서 발랄하다. 하와이 빅 아일랜드 북서쪽에 있는 휴양지 '코나'와 세계 3대 커피 '하와이안 코나'에서 따온 차명과 어울린다. 프리미엄 소형차의 아이콘인 된 미니(MINI)와 비슷한 느낌이다.
디자인 콘셉트는 'Low & Wide Stance(로우 앤드 와이드 스탠스)'다. 기존에 출시된 소형 SUV와 비교하면 전고는 낮추고(Low) 전폭은 넓혀(Wide) 안정적인 비율을 추구했다.
현대차를 상징하는 캐스케이딩 그릴, 날렵한 주간주행등과 메인 램프를 상·하단으로 나눠진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 아머(Armor) 가니쉬로 감싼 휠하우스와 램프로 독창성을 추구했다.
측면은 역동성에 중점을 뒀다. 볼륨감 있는 바디와 날렵한 캐릭터 라인이 어우러져 세련되면서 스포티한 이미지다. C필러에는 상어 지느러미 형상의 샤크 핀 필러를 적용했다.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한 후면은 와이드 실루엣으로 안정감 있는 자세를 갖췄다.
실내도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송풍구, 모니터 등의 테두리를 둥글게 처리해 부드러우면서 세련된 멋을 추구했다.
국산 SUV 최초로 컴바이너(combiner) 형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장착했다. 운전석 앞유리에 주행정보를 투사하는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달리 별도의 글라스(유리)가 운전석 계기판 뒤에서 돌출해 주행정보를 표시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길안내와 속도 정보, 최첨단 주행안전 신기술 작동정보도 제공하는 등 디스플레이 표시 정보량을 늘려 운전 편의성을 향상했다.
2030 소비자가 좋아할 스마트 편의사양도 대거 채택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애플 카플레이, 미러링크, 8인치 내비게이션 등도 갖췄다.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미러링크 멜론 앱으로 듣는 재미도 배가시켰다.
시승차는 가솔린 1.6 터보 엔진, 7단 변속기, 4륜 구동, 18인치 타이어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27kg.m다. 가격은 1895만~2680만원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165x1800x1550mm다. QM3보다는 길지만 티볼리·트랙스보다는 짧다. 대신 전폭은 티볼리, 트랙스, QM3보다 넓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600mm로 티볼리와 같다.
차에 타고 내리기 편하다. 승용차보다는 높지만 기존 SUV보다는 낮게 설계한 전고 때문이다. 운전 시야도 시원시원하다. 버킷형 인조가죽시트도 몸을 편하게 감싸준다.
운전석 왼쪽에 있는 컨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 작동 버튼을 누르면 투명 패널이 스티어링휠 뒤에서 솟아오른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다. 도심에서는 에코 모드를 사용했다. 주행감은 부드럽다. SUV보다는 세단에 가깝다.
자동차전용도로에 접어든 뒤 컴포트로 변환했다. 스티어링휠은 가볍게 움직여 손힘이 약한 여성도 쉽게 다룰 수 있다.
컴포트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한 박자 늦게 속도를 올린다. 그러나 답답한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숙하다. 엔진소음과 풍절음을 잘 억제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이 살짝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지만 뚜렷하게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모드는 가속페달을 밟아야 알 수 있다. 컴포트 모드보다 반 박자 빨리 반응한다.
힘도 넘친다. 소형 SUV에 상위 모델에 장착하는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단 효과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도 안정적이다. 차체가 흔들리지 않게 어깨를 잡아주며 같이 도는 것 같다.
4륜구동, 넓고 낮은 차체에다 코너링 때 안쪽 바퀴에 미세하게 제동을 걸어 차체가 바깥으로 벗어나려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없애주는 토크 백터링이 어우러진 결과다. 고속에서는 노면 소음이 들리지만 귀를 어지럽힐 수준은 아니다.
코나를 얘기할 때 스마트 센스도 빼놓을 수 없다. 전방 충돌 사고를 예방해주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부주의로 차로를 벗어날 위험을 줄여주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 사각지대 사고를 막아주는 후측방 충돌 경고, 헤드램프 빛 방향을 자동으로 전환하는 하이빔 보조, 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알려주는 후방교차 충돌 경고, 졸음이나 부주의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운전자 주의 경고로 구성됐다.
방향 지시등 없이 차선을 바꿀 때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 시스템이 작동, 경고음이 나면서 차체를 차선 안쪽으로 움직이는 힘이 손끝으로 전달된다.
시승을 끝낸 뒤 측정한 연비는 10.3km/ℓ로 나왔다. 편도 54km 시승 구간 중 절반 이상을 스포츠 모드로 주행한 것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공인연비 11km/ℓ(18인치 기준)에 버금갔다.
코나는 경쟁차종 구매자들이 2% 부족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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