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세 어린이가 고기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고 난 뒤 앓게 됐다고 피해자 측이 주장해 관심이 높아진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
일명 '햄버거병'이라고 알려진 용혈성 요독 증후군의 감염 원인이 법원에 의해 가려지게 됐지만, 오염된 음식이나 물, 사람간의 접촉으로 독성이 있는 대장균에 감염되면 발병할 수 있는 병이다.
HUS는 독소가 미세혈관에 작용해 용혈성 빈혈이 나타나면서 혈소판이 감소되고, 신장기능을 저하시키는 특징이 있는 희귀질환이다. 대장균으로 인한 독소가 미세혈관을 공격하고, 미세혈관이 많은 신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것이다.
HUS는 유전적 원인을 제외하고는 식중독의 원인인 병원성대장균 0157에 감염된 환자에서 나타난다. 이 대장균에 노출되면 30~60%에서 출혈성 대장염이 발병하고 약 15%에서 HUS로 진행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HUS의 경우 0157대장균 오염 식품의 섭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0157 대장균의 경우 사람이나 소의 내장 등에서 발견되는데, 잘못된 위생처리로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 사람에게 감염이 되면 3일에서 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구토, 설사 등 급성 장염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70~90%에서는 하루 이틀 사이에 피가 섞인 설사로 발전한다. 만약 장염에서 피가 섞인 설사를 한다면 감염관리를 위해 빨리 큰 병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격리치료는 필수적이다.
또한 출혈성 대장염의 치료과정에서 항생제나 지사제를 사용할 경우 용혈성 요독 증후군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집에서 지사제를 사다 먹거나 하는 등의 자가치료는 위험하다. 항생제 사용도 조심해야 한다. 항생제를 사용할 경우 대장균의 독소방출을 증가시켜 HUS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질병관리본부는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 용혈성요독증후군 유발 위험으로 항생제 사용은 권장되지 않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박수은 부산대어린이병원 소아감염클리닉 교수는 "설사를 동반한 출혈 대장염은 지사제와 항생제 사용이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진행시킬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면서 "출혈 위장관염이 발생한 경우 병원에 방문해 원인균에 대한 진단 검사와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HUS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장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장균은 익히거나 가열하면 파괴가 되므로 음식을 잘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집에서 장염 증상과 함께 피 섞인 설사를 하면 반드시 종합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받아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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