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추민철 그린솔 대표가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천연 방향제 퓨레아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그린솔] |
대전 그린솔 본사에서 만난 추민철 그린솔 대표는 계면활성제가 우리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겉돈다는 의미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관용어가 '물과 기름 같다'는 말이다.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것은 화학적으로 서로 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계면활성제다. 계면활성제 분자는 물을 좋아하는 부분(친수성)과 물을 싫어하는 부분(소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물과 기름을 섞어줄 수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합성 계면활성제가 신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인체에 유해한 계면활성제 소듐라우릴설페이트가 틴트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계면활성제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는 비누, 세제, 치약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일각에선 잘 씻어낼 경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미국 독성학회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계면활성제는 피부알러지, 탈모, 백내장,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책임연구원인 추 대표는 물과 기름처럼 특성이 다른 물질을 나노단위 까지 나눠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계면활성제 등 '첨가물' 없이 섞는 기술을 개발했다. 초음파를 이용해 서로 다른 물질의 입자를 잘게 쪼개면 물질을 고르게 섞을 수 있다는데서 착안했다.
액체 속 입자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동시에 스스로 확산돼 나가는 '브라운 운동'을 지속한다. 입자의 크기가 크면 브라운 운동이 잘 일어나지 못하고 중력의 영향을 받아 입자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물과 기름이 다시 분리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오래된 화장품에서 물과 기름이 분리되는 현상이 그 예다.
추 대표는 "입자를 나노미터 크기로 잘게 쪼개주면 브라운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르게 섞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그린솔이 집속 초음파 분산 기술로 만든 합성 용액은 상온에서 오랜시간 섞이지 않고 그 성질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화장품에 함유된 계면활성제는 염기성이라 피부가 약하면 트러블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화장품은 물과 기름 성분을 섞어 만드니 계면활성제가 필요한데 계면활성제로 인해 바뀐 산도 때문에 산도조절제가 또 들어가줘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면활성제 없이 물과 기름을 섞을 수 있는 그린솔의 기술이 천연 화장품 분야에 적합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린솔이 개발한 기술은 화장품 외에도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방향제, 농약 등 원재료를 배합·가공하는 수많은 산업분야의 제조공정 및 연구분야에 적용되는 기반 기술로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무독성 친환경 제품의 개발, 원가절감, 제품 성능향성 등 효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 향상 등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린솔은 지난 5월 계면활성제 등 화학첨가제를 넣지 않은 천연 방향제 '퓨레아티(PUREATTI)'를 출시했다. 천연오일과 정제수 외에 다른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아 순수(pure)하다는 의미와 스프레이처럼 뿌려서 사용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나노 사이즈의 균일한 분산으로 기존 오일의 30% 정도만 사용해도 동일 성능을 지닌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원가 절감 효과도 있다. 오일 입자를 작게 분산해 입자 수가 늘어나고 향을 내는 오일 입자의 표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원재료의 양을 줄여도 동일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린솔이 만든 천연 방향제는 회원수 3000만명의 일본 야마다 몰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추 대표는 "8월께 물건이 선적돼 나갈 예정"이라며 "쇼핑몰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을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
추 대표는 "집속 초음파 분산 기술을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용 가전제품으로 개발 중에 있다"며 "화학성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천연성분으로 자기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직접 제조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말했다.
[대전 =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