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옥 대동리빙 대표가 스마트공장이 도입된 에어쿠션 리필 용기 생산라인에서 제작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서울 금천구 대동리빙 본사에서 만난 김재옥 대표는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인한 생산라인의 변화를 설명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1978년 설립된 대동리빙은 40여년 가까이 금형제작·사출성형 분야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강소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등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화장품의 공통점은 두 대기업이 대동리빙과 공동으로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고 디자인했다는 데 있다.
금형제작과 사출성형 분야는 고된 작업여건으로 젊은 인력들이 기피한다. 대동리빙과 같은 중소기업이 외국인노동자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최근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인건비 문제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김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마침 고객사에서 에어쿠션 리필 용기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이 들어오면서 김 대표는 '스마트공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해보기로 했다. 김 대표는 "에어쿠션 생산라인을 자동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고객사의 요청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어쿠션 리필 용기는 정밀함이 필수다. 크림과 물 등 에어쿠션에 들어가는 성분이 증발돼 용기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플라스틱이 수축하는 문제도 있어 리필 용기는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생산해야하는 등 여러 기술적인 난관이 있었지만 대기업의 도움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삼성전자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품질관리 매뉴얼 및 프로그램 등을 소개받기도 하고 부서를 조직하는 방법, 자동화 기기에 대해 기술 대비 합리적인 가격인지 등 전체적인 감리 역할도 해줬다"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도입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대동리빙으로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조직 내부의 반발도 있었다. 김 대표는 "스마트공장 도입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조직원들을 설득해 도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후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 대표는 "수동으로 조립하던 제품을 자동으로 하니 품질이 크게 좋아졌다"며 "불량률이 줄어드니 원가경쟁력도 생기고 수익률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협력사인 중소기업이 열심히 노력한 부분을 고객사인 대기업에서도 높게 평가했고 우리 대동리빙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품질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발주물량도 많이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직원들도 '우리가 하면 되는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조직의 혁신활동에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며 "스마트공장 도입 효과가 좋아 에어쿠션 라인에 이어 금형 라인에도 지난 4월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생산성이 증가한 것 외에 기업의 근무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도 얻었다. 근무환경 개선은 젊은층이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김 대표는 "젊은 사람들은 근무환경이 좋지 않으면 중소기업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스마트공장은 근무환경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우리 회사가 처음으로 대학생 인턴사원을 채용했다"며 "이번에 채용한 학생처럼 더 많은 젊은이들이 스마트공장이 도입된 중소기업에서 자기 꿈을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스마트공장의 확산을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조금 더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그는 "중소기업은 영세한 곳이 대부분인데 정부의 5000만원 지원으로는 제대로 된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기 어렵다"며 "대동리빙도 스마트공장 도입에 약 1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면 기업도 살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영욱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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