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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마련된 다원시스 부스 [사진 제공 = 다원시스] |
# 오는 8월 말 서울 지하철 2호선에 이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전동차가 등장할 전망이다. 이는 서울메트로가 추진 중인 노후 전동차 교체 사업의 일환으로, 신형 전동차의 내부를 살펴보면 기존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 칸에 7명씩 앉을 수 있던 좌석은 6석으로 줄었지만 폭이 예전보다 약 5cm 넓어졌다. 좌석 양끝에는 강화유리를 대 서서가는 승객과의 불편한(?) 접촉을 차단했다. 또 전동차 간 통로에 문을 없애고 기존보다 넓게 설계해 휠체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이밖에 내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신개념 환기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으며 기관사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운전실 내 독자적인 냉난방기를 설치했다.
이 신형 전동차는 과거 서울시 전동차 납품을 독점해 온 현대로템을 제치고 수주계약을 따낸 중소기업 다원시스가 만들었다. 오는 8월 10량 1편성 도입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총 200량 20편성이 서울지하철 2호선 구간에 새롭게 투입된다.
특수전원장치 전문기업 다원시스가 지난 14~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7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참가해 신사업인 전동차사업부문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3년에 시작돼 격년마다 열리는 부산철도기술산업전은 올해 총 22개국 160개사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다원시스는 올해 처음으로 참가했다.
지난 1996년에 설립된 다원시스는 핵융합 특수전원장치를 비롯해 가속기 전원장치, 플라즈마 세정장치 및 전원장치, 전자유도 가열장치, 전동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핵심 기술은 전압·전류·주파수·파형 등을 자유롭게 제어·변환하는 것이다. 일반 상용전원을 각종 기기와 설비 또는 계통에서 요구하는 특수한 형태로 변환해 엔드유저에게 공급하고 있다.
신사업인 전동차 제작사업은 최근에 진출했다. 과거 전동차 열차종합제어장치(TCMS), 보조전원장치(SIV), 추진제어장치(VVVF 인버터) 등 각종 전력장치를 제작하던 다원시스는 지난 2015년 차체를 제작·납품하던 로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 200량 구매입찰에 참여, 대기업인 현대로템을 제치고 노후화 교체 사업자로 선정됐다.
전동차 사업 진출 이후 실적은 급성장했다. 지난해 다원시스의 연간 매출액은 74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전동차 부문 매출액은 471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63.5%가 전동차 사업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1분기 전동차 사업 매출액 역시 129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의 비율을 유지했다.
1량이 10억원을 웃도는 등 워낙 높은 단가 덕에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 2월 로윈을 흡수합병하면서 올해 전동차 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도 밝다. 국내 전동차시장은 기존 전동차 노후화에 따른 지속적인 교체 및 철도의 확장, 복선화, 전철화에 따른 신규 수요로 연평균 1조원 규모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서울메트로는 2022년까지 2호선 46량, 3호선 150량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며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와 국철 구간을 운영하는 코레일도 노후 차량 교체 계획을 갖고 있다. 수주 물량이 꾸준히 나올 것이라는 의미다.
다원시스는 오는 20일 발표되는 325억원 규모의 7호선 석남연장 전동차 제작·구매 개찰 결과와 30일 나오는 695억원 규모의 진접선 복선전철 전동차 구매사업 등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 달 20일로 개찰이 예정된 서울메트로 2호선 2차 224량(약 2500억원 규모) 구매사업 역시 1차 때의 낙찰 경험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2호선 입찰의 경우 현재 제작 중인 전동차와 동일한 규격과 사양이 적용돼 낙찰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다원시스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다원시스는 신호시스템 및 추진제어장치 등 대부분의 주요 전장품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외주를 두고 있는 타 업체 대비 설계의 호환성, 품질 및 안전검사 확인, 시설·설비 선투자 등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5년 200량 1차 발주에서도 다원시스-로윈 컨소시엄은 발주가였던 2531억원 대비 82.8% 수준인 2096억원에 사업을 낙찰했다. 통상 발주가의 99%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던 전례와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보니 다원시스의 전동차 사업 파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측은 시장 확대와 추가 수주에 대비해 생산능력(CAPA) 증설 역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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