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여행 박람회에 온 줄 착각할 정도다. '여행과 예술적 탐험 콘셉트'를 강조한 이번 루이비통 전시회는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에 이어 세번째로 서울에서 열렸다.
루이비통 그룹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언론 행사를 열고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루이 비통(VVV)'을 7일 선공개했다. 일반인에게는 8일부터 8월 27일까지 사전예약 시 무료로 공개된다.
현장에서 만난 루이비통 관계자는 "이 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160여년 루이비통의 역사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입구부터 특별하게 기획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회는 1854년 창립 초기부터 현재와 미래에 이르는 브랜드 철학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구성하고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오픈 전부터 대중의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또한 패션 전시의 대가로 알려진 올리비에 사이야르(Olivier Saillard) 큐레이터가 총괄 기획을 맡으며 더욱 입소문을 탔다.
이 곳에서는 루이 비통을 대표하는 앤티크 트렁크를 비롯해 약 1000점에 달하는 브랜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1800년대 프랑스 휴양 문화 급부상에 힘입어 다양한 목재형 여행용 트렁크를 제작하며 성공한 창업주 루이비통의 발자취를 따라 전시회장을 크게 10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메종의 상징과 히스토리, 도전 정신이 담긴 앤티크 트렁크를 보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이어 루이 비통의 뿌리에 대해 소개하는 '나무' 섹션, 이동 수단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메종의 탐험 정신이 깃든 '여행의 발명' 섹션, 루이 비통과 집필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재의 시간' 섹션, 예술을 녹여낸 '페인팅 트렁크'섹션, 가스통-루이 비통의 앤티크 컬렉션 소장품을 엿볼 수 있는 '진귀한 트렁크'섹션, 스페셜 오더만의 특별한 매력을 공개하는 '뮤직 룸' 섹션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구성된 '예술적 영감의 나라, 한국' 섹션으로 이어진다. 마차, 기차, 자동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의 변천사에 따라 제작된 루이비통의 이색 트렁크들도 이번에 다수 공개됐다.
이번 전시회 핵심은 시대적 상황과 당시 패션의 흐름에 따라 루이비통의 제품들이 어떻게 제작·유통됐는지, 현재에는 어떤 제품으로 재탄생 했는지 등 과거·현재·미래를 비교하는 데 있다. 실제 트렁크 제품 외에 처음 핸드백으로 만든 '스티머 백(Steamer bag)'과 '키폴(Keepall)'은 각각 자동차와 소형 비행기 여행용으로 고안됐지만 현재에는 루이비통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매김했다.
1000여가지 제품 중에 현장 기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2012년 루이비통 회장의 특별 주문으로 제작한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트 트렁크였다. 한 자선 경매에서 3400만원에 낙찰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 제품은 이번에 한시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트 사이즈 등에 맞춰 프랑스 아니에르 공방에서 9개월간 수작업으로 제작한 제품"이라며 "이전에 칼 라거펠트, 애니 레이보비츠, 샤론 스톤, 데미안 허스트 등 당대 유명 인사들을 위한 가방을 만든 사례는 있었지만 운동선수를 위한 것은 이 제품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주최국인 한국을 주제로 한 마지막 섹션도 서울 전시회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예술적 영감의 나라, 한국' 공간은 한국과 루이비통의 유대 관계를 강조한 장소다. 때문에 가야금 등 전통악기를 담은 트렁크 제품이 중앙에 자리했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나란히 참여했던 인연을 재조명하는 의미에서 특수 제작한 제품이다.
루이 비통의 장인정신에 헌정하는 공간이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전시 기간동안 프랑스 현지 장인과 디자이너들이 직접 '플라워 트렁크'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마이클 버크 루이 비통 최고 경영자(CEO)는 "160여년 동안 루이비통이 패션 문화를 선도했던 역사를 과거, 현재, 미래를 관점으로 재해석해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께 베르나르 아르노(68)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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