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가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든 무관합니다. (탄소 저감을 위해) 기업과 소비자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1일 제주 서귀포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서 지난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미국은 지난 2015년 11월 합의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남아있어야 한다"며 "트럼프가 어떤 결정을 하던 미국은 견제와 균형에 의해 움직이는 국가"라고 말해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전세계가 (탄소경제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혁명을 위한 초기 단계에 와 있고 이런 혁명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결정이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1월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미국을 포함한 195개국의 합의로 마련됐다. 고어 전 부통령은 "미국의 주(州) 정부들은 (연방정부 방침과 무관하게) 갈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주를 국가 단위로 비교하면) 세계 6위 경제권인 캘리포니아주는 물론 뉴욕주, 하와이주 등이 100% 신재생에너지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애틀란타와 같은 대도시도 이런 계획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부가 시장의 흐름에 맞설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애플 구글 등 수많은 기업들이 100%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기업은 물론 소비자도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산업혁명이 영국의 한 구석에서 시작됐다면 이런 탄소저감 혁명은 전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시작됐다"며 "우리는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세계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시리아 내전은 2006~2010년 비옥한 토지의 60%가 사막으로 바꿀 정도로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야기됐다"며 "수십만명의 난민들이 시리아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며 브렉스트와 같은 유럽연합을 흔드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의 봄' 과 같은 정치적 불안정이 빚어진 것도 기후변화에 따른 곡물 가격 급
그는 "한국의 기온이 평균 2도만 상승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100만명의 삶을 위협할 것이고 4도 상승하면 400만명이 위협을 받는다"고 전망했다. 그는 "육지 기반의 생명체 절반이 이번 세기 내에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며 "이제는 행동을 해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제주 = 박용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