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2년말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총괄하고 있는 이재일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통한 새로운 융합과 혁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기술력과 전문성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상무는 "C랩 스핀오프 경험에 비추어볼 때, 사내벤처를 통한 분사 창업은 대학생 창업에 비해 분명히 강점이 있다"며 "기술 전문성과 비즈니스 경험, 다양한 노하우를 가진 인력들이 사내에서 초기 인큐베이션 과정을 거쳐서 창업하기 때문에, 양질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서 사내 벤처로 스핀오프한 기업들은 해당기업을 통해 기술력과 전문성을 검증받은 만큼 출범 후 성공할 확률이 높고 이는 기업 성장으로 발전하고 고용 확대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다만 사내벤처 및 분사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하드웨어(HW) 분야 스타트업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양산 문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이 상무 생각이다. 그는 "초기 스타트업들은 생산 물량이 작고 양산성도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산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나 양산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며 "정부가 공용 양산 인프라나 양산자금 마련을 위한 규모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C랩이 성공한 '롤모델'로 꼽힐 수 있는 배경으로 이 상무는 사내 전문가 '멘토링'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 상무는 "C랩은 5~6명 소수 인력들이 과제를 진행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고 그때마다 사내 각 분야 기술 전문가들을 연결하여 기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철저하게 자율을 기반으로 진행하되,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운영을 고민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팁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 5년간 160여개 C랩 과제를 운영하면서 배운 점이 참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하찮은 아이디어란 없다'는 것"이라며 " 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작은 아이디어들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혁신 아이디어로 진화·발전해나가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처음부터 혁신적 아이디어는 없으며 작은 아이디어도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격려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하찮은 아이디어란 없다, 숨은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찮은 안목만 있을 뿐이라는 기본 가치를 항상 생각하며 C랩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C랩에 더 많은 임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 상무는 "C랩은 '실패율 90%에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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