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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분수에 열과 압력을 가해 역삼투압 방식으로 물을 걸러내는 공정(a)에는 많은 열과 비용이 든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해 염분수 밑부분만 가열하는 새 방식(b)은 적은 비용으로도 오히려 더 많은 물을 회수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다공성 탄소나노튜브로 멤브레인 막(c)을 개발했다. |
바닷물이 아닌 육지에서 발생하는 염분수는 주로 수압 파쇄 과정에서 발생한다. 수압 파쇄는 땅 속 천연가스 등 자원을 캐내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을 지하로 펌핑해 암석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가스가 방출되고 염분이 녹아들어 다량의 염분수가 발생한다. 이 염분수를 그냥 땅 속에 처리해 두면 산발적인 지진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처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리버사이드) 연구진은 골치 아픈 염분수 처리 문제를 담수화 기술로 해결해 눈길을 끈다. 염분수도 처리하고 여기서 깨끗한 물까지 얻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담수화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멤브레인' 막이다. 이 막은 특정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고체 형태다.
염분수를 이 막으로 걸러낼 때 이용하는 물리 현상은 바로 '역삼투'다. 일반적으로 삼투는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용매(물)가 흘러가는 현상을 말하지만 역삼투는 열 등을 이용해 삼투압 이상의 큰 압력을 가하면 오히려 고농도 용액의 용매가 막을 통과해 저농도 용액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삼투와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결국 염분수와 같은 짠 물에 열과 압력을 가하면 용매인 물만 빠져나오고 소금만 남게 돼 결과적으로 순수한 물을 얻게 되는 원리다.
연구진은 커다란 관에 염분수를 통과시키면서 열을 가해 압력을 주는 형태로 작업을 진행했다. 관 밑부분은 멤브레인으로 처리해 역삼투 현상에 따라 깨끗한 물만 걸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관에 열을 가해 염분수 전체를 뜨겁게 가열시키면 관이 녹아져 내리는 위험이 있다. 염분수는 열을 가하면 강한 부식성을 띠기 때문이다. 특히 관 전체에 열을 가하려면 히팅 시스템을 갖추는 데에도 만만찮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담수화 공정의 경제적 효율성도 떨어진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관 전체에 열을 가하는 방식 대신 관 아래 멤브레인 막을 다공성 탄소나노튜브 형태로 제작해 이 막에만 열을 가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면 이 막에 닿아있는 염분수만 열과 압력을 얻게 되고 역삼투에 따라 깨끗한 물만 걸러지는 것이다. 특히 관 전체를 모두 가열하면 염분수에 물을 얻어내는 비율이 10% 미만에 그쳤지만 관의 밑부분 탄소나노튜브만 가열하는 방식을 택했더니 오히려 100%에 가까운 물 회수
데이비드 재스비 캘리포니아대 화학·환경공학과 교수는 "염분수 밑부분만 가열해 한방울씩 짜내는 듯한 공정이지만 순수한 물 회수율은 대단히 높은 담수 기술"이라며 "건조한 지역의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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