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물류 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가 한국선주협회에 중요한 회원사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해운회사들이 불황으로 한국선주협회 탈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등 물류회사들이 힘이 세지고 있는 것.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운반선 등 약 90척의 배를 보유하고 있는 선주협회 큰손이다. 1등 회원사인 현대상선이 컨테이너, 벌크선을 포함해 113척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선박수에 따라 내는 회비도 현대글로비스는 연 3억원을 납부해 현대상선(연 3억 6000만원) 다음으로 많이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한진해운이 연 회비 4억원을 납부했지만 파산하고, 협회 공식 회원사 역시 191곳에서 167곳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현대글로비스가 2등 회사가 됐지만 대기업 물류자회사는 그동안 협회의 미운오리로 통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협회 대부분의 수익이 해운회사로부터 나왔다. 또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등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은 모기업의 물동량 대부분을 독식하면서 해운회사로부터 원성을 들어왔다. 선주협회는 지난 3월 국회에 대기업 물류자회사가 계열사 물량만 처리함으로써 다른 해운회사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법제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국내 7대 물류자회사가 전체 수출 물동량 732만개 중 83%를 취급하는 데도 다른 해운회사들의 시장까지 확대
그러나 현대글로비스가 보유 선박수나 회비 등에서 협회내 비중이 높아지면서 물류회사들의 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이 전체적으로 불황에 빠지면서 선주협회 내에서 물류회사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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