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기업 옭죄기가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한편 미국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란 외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는 지난 12일 '한국 안보를 위협하는 저성장과 허약해진 삼성'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차관을 역임한 제임스 글래스먼은 이 기고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다 온화한 대북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의 안보는 결국 허약한 경제를 어떻게 되살리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글래스먼은 "한국 경제는 성장 정체와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인한 수출 부진, 가계 부채의 급격한 증가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를 '비틀거리는 기함' 혹은 '마력을 잃어버린 경제'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내) 최대 기업이자 한국 경제의 보루인 삼성이 리더십의 불확실성으로 위기에 처했다"며 "한국 경제와 삼성의 미래는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강한 삼성 없이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리라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치권에서 힘을 얻고 있는 재벌 해체 정책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불안정이 가족 소유의 재벌 구조는 이미 수명이 끝났다는 비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하지만 재벌은 한국의 강점 가운데 하나이며 이를 해체시키려는 시도는 현명하지 못하다(unwise)"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 등 경제의 펀더멘털이 망가졌다는 점"이라며 "지금처럼 (대기업이 주도하는) 수출을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재벌 해체 등으로 )한국 경제가 약화될 경우 북한의 입지가 강화되고 이는 미국의 전략적 위치에 악영향을 주게될 것"이라고 기고문을 끝맺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은 최근 켄 블랙웰 칼럼리스트의 기고문을 통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한국경제의 타격과 미국 기업들의 반사이익을 진단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의 국내정책고문이며 워싱턴에서 정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국의 혼란이 미국 기업들에게 이득을 준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진정 경이로운 경제를 일궈냈다"며 "하지만 이 나라 대통령과 최고기업 수장의 구속은 한국의 경제 행진을 멈추게 만드는 정치적 사태"라고 운을 뗐다. 한국인들은 정부와 대표 기업에 대한 신뢰를 급격히 잃었고 이러한 신뢰 상실이 '한강의 기적'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불확실성이 미국 기업들에게 독특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켄 블랙웰은 "삼성을 포함한 한국의 혼돈 양상은 한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미국 기업들에게 매우 드물고 소중한 기회를 주고 있으며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켄 블랙웰은 한국에는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비중은 막대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 내 삼성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심각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 보다 한국 경제에 잠재적으로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인데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켄 블랙웰은 "한국의 타격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모토로라 등 미국 기업들에게 이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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