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개혁이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어떤 형태로 재벌 개혁등에 나설지를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4대그룹 고위 임원이 전하는 문재인 신임 대통령을 보는 재계의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재벌 개혁 등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4대 그룹 개혁이 아니더라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이란게 재계의 관측이다. 그만큼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일단 관망하며 자료 수집 등에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순환출자 해소와 노조 관련 정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 5조~6조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0대 공약에서는 빠져있지만 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의 하나였던 만큼 대응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응책 마련을 시작한 상황"이라며 "순환출자 외에도 노조관련 정책 등에서도 새 정부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SK와 LG그룹ㅇ,ㄴ 4대 그룹 개혁이 어떤 방향에 추진될 것인지에 대한 정보 수집에 나섰다. 이와 함께 이미 발표된 공정위의 위상 강화에 따른 영향 파악과 대응 논리 개발 등에 대해서도 내부적인 검토를 시작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룹을 해체하고 또 총수까지 구속된 상황에서 특별한 대응을 할 수 없다보니 다른 그룹들 역시 상황을 관망하는 수준"이라고 귀뜸했다.
국정공백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해외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크다보니 대통령 취임과 함께 해외 현안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그룹이다. 정부간 외교채널이 정상작동하면 성주골프장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수난을 마무리지을 수 있는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사드 관련 문제는 정부 차원 외엔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양국 정부간 대화를 통해 해결책이 도출되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내 매장의 90%에 해당하는 99개가 영업정지(77개), 자율휴업(13개) 등의 상황이다. 현재까지 피해규모만 3000억원이 넘는다. 그룹 전체로 올해 상반기 손실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신동빈 회장이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주요 그룹 한 임원은 "미국내 현지 투자계획을 밝혔음에도 미국 사업에 어려움이 생겨나고 있다"며 "정부차원 논의를 통해 하루 빨리 기업의 고충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후보시절 중기중앙회를 직접 방문해 공약을 조율할 정도로 중소기업에 관심을 보여온 문재인 대통령 취임에 관련 기업들은 잔뜩 고무돼 있다.
특히 신설이 예상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위상과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신설될 중소벤처기업부가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 등 타 부처에 분산된 중기정책 권한을 얼마나 갖게 될 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창업과 일자리·4차 산업혁명(신산업) 관련 정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질적인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바램"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 공약에는 그동안 중소기업계가 요구해온 정책들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 위원회'를 구성을 통한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행위 엄벌, 연대보증제와 약속어음제도 단계적 폐지, 중기 R&D 예산 2배 수준 인상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제조 중기업체를 중심으로 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겠다는 공약을 둘러싸고 긴장감도 높다. 중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부담이 늘어나는 중소업체에 세제지원 등을 해준다고 하지만 결국 해외 경쟁업체보다 생산경쟁력이 크게
[서찬동 기자 / 정욱 기자 /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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