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CAS)과 한국 생명공학 기업 마크로젠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진이 차나무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분자식물'(Molecular Plant) 1일자에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CAS의 가오리지(Li-Zhi Gao) 박사는 "나도 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 중의 한 명"이라며 "우리 연구진은 매력적인 차 맛의 유전적 근원을 밝히기 위해 차나무의 유전정보를 분석하기로 했다"고 연구의 계기를 밝혔다.
그는 지난 7년간 20종 식물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왔지만 차나무의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일은 만만치가 않았다고 전했다. 차나무의 유전체 크기가 3.02Gb(1Gb·기가베이스=10억 염기쌍)에 달하는 것이 한 가지 이유다. 이는 커피나무 유전체 크기의 5배 이상에 해당한다.
반복되는 염기서열이 유독 많은 것도 난제 중 하나였다. 김창훈 마크로젠 생명정보학연구소장은 "유전체를 해독할 때는 추출한 유전물질(DNA)를 잘게 조각낸 뒤 이들 사이 겹치는 부분을 붙여 나가며 읽는데 특정 서열이 여러 번 반복돼 나타나면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을 붙이는 오류가 생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차나무 유전체를 분석함으로써 녹차 맛을 생성하는 성분의 생합성 관련 유전자를 다수 확인했다. 녹차의 맛은 떫은맛 쓴맛 감칠맛 등이 조화를 이뤄 나오는데 떫은맛의 주성분인 '카테킨'(catechin), 쓴맛 성분인 '카페인'(caffeine), 감칠맛 성분인 '테아닌'(theanine)을 합성하는 유전자를 각각 14개, 4개, 6개 찾은 것이다. 동백나무 등 차나무의 친척뻘인 식물도 동일한 유전자들
가오 박사는 "차나무 생명현상의 정보를 담은 '참조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고품질 찻잎을 생산하면서도 병충해에는 강한 차나무를 육종하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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