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 전용 응대 멘트를 표준화한 '쇼핑 회화 사전'을 만든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동남아·중동 등 다른 국적 관광객들을 붙잡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네이버의 번역앱 '파파고'에 현대백화점 전용 페이지를 신설한다고 1일 밝혔다. 여기에는 상황·장소·국가별 등 총 19개 항목의 460개 응대 멘트가 담겨있다. 서비스는 우선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제공되며 향후 스페인어·불어·독일어·러시아어·아랍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현대백화점 매장 직원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현지어로 쇼핑 안내를 할 수 있게 된다. 직원들이 스마트폰의 파파고 앱에 접속해 현대백화점 전용 페이지로 들어가 필요한 외국어를 선택하면, 음성과 텍스트 형태로 자동으로 전환된다. 매장별로 'AI 통역 도우미'가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이런 스타일이 요즘 한국에서 유행입니다", "비행기에 갖고 타신다면 상품을 보호할 수 있도록 포장해 드릴까요?", "어디 호텔에 묶고 계십니까? 퀵으로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등과 같이 멘트들이 등록돼있다. 또한 "이 음식에는 돼지고기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미국 사이즈로는 6입니다" 등 국가별 고객들의 특성을 고려한 안내 멘트도 준비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주변 관광 인프라가 풍부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찾는다는 점을 감안해 별도의 '관광객 응대 메뉴'도 마련했다. 여기에는 "세븐럭 카지노는 후문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도심공항은 후문으로 나가서 직진하시면 됩니다" 등 20여개의 특화 문장이 들어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과 판매사원의 원활한 의사 소통 지원을 위해 이번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며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응대 멘트를 구성했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하는 판매사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이 쇼핑 회화 사전을 만든 건 다국적 관광객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다국적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5일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유커 매출은 24.3% 급감한 반면, 동남아(70.0%), 중동(83.3%), 대만(50.0%), 일본(58.8
특히 현대백화점은 100억원을 투자해 올 하반기 중 무역센터점 정문 외벽 및 동측 외벽 등 두곳에 대형 미디어 월(WALL)을 설치할 예정이다. 여기에 현대백화점 면세점까지 오픈하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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